日지방은행들 美채권 샀다가 '쪽박'…금융당국 특별검사 착수

입력 2017-03-09 11:21
日지방은행들 美채권 샀다가 '쪽박'…금융당국 특별검사 착수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금융감독기관인 금융청이 미국 채권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자산평가손실 을 냈다는 의혹을 받는 지방은행들에 대해 특별검사에 돌입한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지방은행들은 2016년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하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일본 국채 대신에 외국 채권이나 복잡한 구조의 운용상품에 투자를 늘렸다.

그랬다가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해 시장 금리가 상승하자 거액의 자산평가손실을 떠안았다. 실제로 손실을 낸 지방은행도 많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

금융청은 우선 지방은행 3개 그룹 정도를 검사하고, 필요하면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외국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방은행 등이 대상이 된다.

일본 금융청의 운용부문 검사 돌입은 처음이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면 가격이 하락해 손실로 연결된다. 미국 금리상승으로 연간 이익의 1.5배나 되는 자산평가손실을 안은 지방은행도 있다. 원래는 매각해 손실을 확정해야 할 채권을 방치해 자산평가손실이 늘어난 채 보유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금융청은 복잡한 증권화 상품의 대량 보유 등 과잉 리스크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운용에 따르는 리스크는 대출 상대의 경영악화 등에 비해 예상이 어렵다. 게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순식간에 리스크가 현실화되기 때문에 지방은행 운용부문의 체제 정비 여부도 점검한다.

작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전 1.8%대였던 미국 장기금리는 이후 2.6%대까지 급상승했다. 이런 시장환경 변화로 인해 일본 지방은행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시즈오카은행은 2016년 4∼12월 보유 미국채 등 영향으로 250억엔(약 2천500억원)의 자산평가손실을 계상했다. 4∼12월 결산에서 지방 82개 은행·그룹 가운데 70% 이상에서 이익이 줄었다.

3월말 끝나는 2016회계연도 지방은행 전체 결산에서도 미국 금리 상승의 영향이 크게 미칠 것 같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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