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키 폭로' 수사착수…FBI국장 "절대적 프라이버시 없어"(종합)
백악관 "분노할 일"…위키리크스, 트럼프 친구서 적으로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이준서 기자 =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자기기 해킹·도청 실태를 폭로한 것과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FBI는 대량의 문건이 어떻게 위키리크스의 손에 넘어갔는지, 내부 직원이나 하청업자가 이를 유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CNN 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BI는 이번 유출에 대한 수사에 CIA와 협력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분노할 일"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지난 발언들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게 있다"며 "국가 안보와 기밀 정보의 유출은 모두를 분노케 하는 일로, 이러한 폭로는 국가와 사회의 안녕을 해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CIA는 문건의 진위는 확인하지 않은 채 "이러한 폭로는 미국 시민과 기관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일 뿐 아니라 우리의 적과 테러리스크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며 "CIA는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어떠한 스파이 활동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혁신적이고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적과 맞서는 것은 CIA 본연의 임무라며 사이버 공작의 필요성을 옹호했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정보기관에 의한 프라이버시(사생활) 침해가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이 일었다.
코미 국장은 보스턴대학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대처 관련 회의에서 "미국에서 절대적인 프라이버시(absolute privacy) 같은 것은 없다"며 "우리는 모두 가정, 자동차, 기기에서 프라이버시에 대한 합리적 기대를 하고 있지만, 법원과 정부도 법집행으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억조차 사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본 것을 말하도록 강제받는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로 여겨졌던 위키리크스가 이젠 '적'으로 돌변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더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하지 않는 트럼프'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AP통신은 지난해 대선 때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변심'을 다뤘다.
위키리크스는 민주당의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과 10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인사들과 선거운동본부장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이메일에는 클린턴의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리하게 경선을 운영한 정황 등이 드러나 힐러리 후보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기쁨을 숨기지 않으며 "나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조직적 개입설에도 "나는 러시아가 숨겨진 3만 건의 이메일을 찾아내길 원한다. 그러면 미 언론에 의해 칭찬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의 개인 서버에 저장된 이메일들을 말한다.
이에 대해 스파이서 대변인은 "기밀 정보의 유출과 포데스타의 개인 이메일을 해킹한 것에는 매우,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며 이를 비교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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