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금감원 현금보관증까지 동원…진화한 보이스 피싱

입력 2017-03-09 09:25
가짜 금감원 현금보관증까지 동원…진화한 보이스 피싱

경찰 중국 현지 연계 보이스 피싱 조직원 8명 적발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피해자 6명으로부터 총 1억5천만원을 건네받아 중국 현지 총책에 전달하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조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31)씨 등 보이스 피싱 조직 중간관리책 3명을 구속하고 송금책 등 나머지 조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3∼14일 중국 현지에 있는 총책의 지시를 받고 B(36)씨 등 보이스 피싱 피해자 6명으로부터 현금 1억5천900여만원을 받아 중국 측에 전달하고 수수료 10%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총책은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며 한국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 계좌에 든 현금을 인출해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주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속였다.

피해자들은 중국 총책이 알려준 장소에서 조직원들에게 직접 현금을 건넸다.

A씨 등은 금감원 명의로 된 가짜 현금보관증을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들은 경찰에서 "중국 총책이 가짜 현금보관증을 만들어 보내줬다"고 진술했지만, 총책의 신원과 관련해서는 일체 진술을 거부했다.

A씨 등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해외에 서버를 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위챗으로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만나 직접 현금을 받은 조직원들은 모두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단기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며 "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의 수법이 날로 교묘하게 진화하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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