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朴 전대통령과 함께한 권한대행·국무위원·靑참모 거취는
야권서 책임론 대두 가능성…국내외 상황상 당장 자리 비우긴 어려울듯
대선 앞두고 '상황 관리'로 역할 제한 전망…靑참모 거취는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강병철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탄핵을 당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재임시 임명한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직접 관련된 인사들은 이미 자리를 떠난 상태지만 남은 사람들 역시 박근혜 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최순실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당한 데 대한 '연대 책임'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출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경우 야당에서 '박 대통령 아바타'라고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야권의 사퇴 요구에 다시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야권은 특검 연장 불승인을 이유로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추진을 시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전격적 배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부 있고 한일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역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안보라인 장관들도 거취 표명에 대한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또 박 전 대통령을 곁에서 보좌한 청와대 실장 및 수석비서관 역시 책임론의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이 없는데 청와대 참모 조직이 필요하냐는 여론도 조성될 수 있다.
그러나 탄핵 인용과 동시에 대선 레이스가 전개되면서 안정적 국정 관리의 필요성도 커지기 때문에 국무위원과 청와대 참모들이 거취 문제를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같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사람으로서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끼더라도 국정 상황상 자리를 비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의 사드 배치를 계기로 이에 반대하는 중국의 보복 조치가 가속화될 수 있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 역시 커지는 등 한반도 정세 유동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상황 관리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내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국무위원 등이 바로 자리를 비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났고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역할 역시 '상황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고 국무위원들의 활동도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실장과 수석비서관들 역시 일단은 박 전 대통령이 직무 정지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황 권한대행에 대한 보좌 업무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권한대행의 역할도 상황 관리에 한정되기 때문에 청와대 참모들까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점은 변수다.
이와 함께 일부 청와대 참모의 경우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사표를 낼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