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중국 유명작가 쑹둥 "예술, 정치에 좌우돼선 안돼"

입력 2017-03-08 17:25
한국 찾은 중국 유명작가 쑹둥 "예술, 정치에 좌우돼선 안돼"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 '상상적 아시아' 참여

(용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사드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고, 저는 세계의 모든 사람이 평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결정이 있을 때 균형이 '삐끗'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술은 정치에 좌우돼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의 유명작가 쑹둥(宋冬·51)이 한국을 찾았다.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의 기획전 '상상적 아시아'에 참여한 쑹둥은 관람객들과의 대화에 참여하고자 방한했다.

쑹동은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갈등으로 양국 예술 교류도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시 참여에 어려움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과는 오랜 친구라 당연히 와야 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사드 배치는 서 관장이 결정한 것이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쑹둥은 2005년 자신의 어머니가 평생 사용한 일상적인 물건들을 늘어놓는 프로젝트 '버릴 것이 없다'(Waste Not)를 통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평범한 중국인의 삶과 철학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프로젝트로 2006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과 전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그는 이후 2009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개인전 개최, 2012년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 참여 등을 거치면서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쑹둥은 17명의 아시아권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에서 '시작 끝'이라는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두 개의 스크린을 마주 보게 배치한 다음에 한쪽 면에는 영화제작사 로고를 잉크 위에 반사한 이미지를, 한쪽 면에는 'the end'와 같은 영화 마지막 화면을 비췄다. 관객은 스크린 사이를 통과하거나 주변을 돌면서 작품을 감상한다.

쑹둥은 "이 작품을 감상할 때 관객은 체험자인 동시에 제작자"라면서 "관객이 주변을 움직일 때 그 모습이 프로젝터를 통해 스크린에 비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기기 덕분에 영상 제작은 개인적인 경험이 됐다"라면서 "개인적 기억과 집단적 기억을 융합해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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