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양희영 "메이저 우승 꼭 한번 해야죠"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자매 군단의 힘이 더 강해졌다.
4개 대회를 치렀는데 3개 대회 우승자가 한국 선수다.
LPGA투어 '코리언 시스터스'가 더 힘이 붙은 건 박인비(29)의 부활과 함께 양희영(28)의 달라진 모습이다.
양희영의 하드웨어와 샷은 LPGA투어에서 손꼽는다. 듬직한 체구와 부드러운 스윙은 모든 선수의 부러움을 산다.
우승 없이 보낸 지난해 양희영은 상금랭킹 13위(115만 달러), 평균타수 7위(70.09타)에 올랐다.
장타 20위(평균 263.87야드), 아이언샷 정확도 15위(그린 적중률 72.61%), 퍼팅 능력 12위(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수 1.77개) 등 기록을 보면 우승이 한 번도 없는 선수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작년에 그는 준우승 2번에 3위 4번을 했다. 뛰어난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승부처에서 약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양희영은 지난달 혼다 타일랜드에서 대회 최소타 신기록(22언더파 266타)로 우승했다. 44차례 대회 동안 이어지던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희영은 혼다 타일랜드에서 강인한 정신력을 과시했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됐다 재개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양희영은 "독해진 게 아니라 마음을 비운 결과"라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한동안 우승이 없었던 게 우승에 대한 욕심이 부족했던 게 아니라 너무 우승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희영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연습량을 특별히 더 늘리거나 기술적으로 변화를 준 건 없었다"면서 "왜 안될까 고민도 했지만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양희영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하던 대로 하자고 다짐했고 계속하던 대로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었다"면서 "참고 견딘 게 열매를 맺은 셈"이라고 말했다.
마음속에서 초조감을 지워버린 양희영은 메이저대회 제패를 다음 목표로 내세웠다.
양희영은 "올해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양희영이 말하는 메이저대회 우승은 US여자오픈을 염두에 둔 것이다.
양희영은 US여자오픈에서 유별나게 강했다. 지금까지 6차례나 10위 이내에 들었다.
작년에는 3위를 했고 2015년과 2012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4위, 2010년에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쉬운 순간도 그만큼 많았다. 72번째홀 보기로 역전패를 당한 2015년 대회가 뼈아팠다.
'마음을 내려놨다"는 양희영은 US여자오픈 제패에 대한 의욕만큼은 마음속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양희영은 HSBC 위민스 챔피언스를 마치고 곧바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집으로 향했다.
일주일 동안 휴식을 취한 양희영은 다음 주부터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기아 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 등 3개 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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