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첫 태극기 집회…가두행진 중 마찰도 벌어져(종합)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전북본부는 8일 오후 전주 오거리 광장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태극기를 몸에 두르거나 성조기를 들고 "졸속 탄핵을 진행한 국회는 해산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탄핵을 각하해야 한다"며 탄핵 반대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이 참가했다.
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청렴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물러난다면 이후 모든 대통령이 취임 3개월 만에 탄핵당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태극기를 든 우리가 검찰과 헌재, 정치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집회가 열린 오거리 광장에서 한옥마을을 거쳐 전주종합경기장으로 이어지는 거리를 행진했다.
그러나 가두행진 중 시민과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수차례 마찰이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행진 대열이 한옥마을에 들어설 무렵 40대로 추정되는 한 시민이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거리로 나왔던 젊은 사람들이 불쌍하지도 않으냐"고 항의했다.
행진 중 지나가는 차량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경적을 울리자 이들은 차량을 향해 달려가 차 문을 두들기고 욕설을 퍼부었다.
한 참가자는 "왜 우리한테 경적을 울리느냐. 경적을 오래 올리면 불법 아니냐"고 항의했다.
또 일부 참가자는 '대통령을 탄핵하라'고 적힌 거리 현수막을 보고 강제로 뜯어냈다.
경찰이 이런 행위를 말렸고, 현수막을 뜯던 한 남성이 넘어져 머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러자 이 남성은 경찰의 멱살을 잡은 뒤 신분증을 요구하며 20여 분 동안 승강이를 벌였다.
집회는 이날 오후 5시 40분께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마무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지만 별 탈 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며 "경찰은 집회가 평화롭고 안전하게 이뤄지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탄기국 전북본부 관계자는 "호남권에서 태극기집회가 열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며칠 남지 않은 시일이지만 전북과 전남에서도 헌법재판소의 올바른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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