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 검토에 시민단체 반발
권선택 시장 확대간부회의서 '깜짝 제안'…"혈세 먹는 하마 중단해야"
(대전=연합뉴스) 정찬욱 기자 = 권선택 대전시장이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깜짝 제안한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7일 시청 회의실에서 연 3월 확대간부회의에서 '93 대전엑스포'의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제안했다.
그는 "대전은 93 대전엑스포 이후 사실상 큰 세계적 이벤트가 없었다"며 "충청권 상생발전을 위해 세종, 충남·북이 공동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권 시장은 아시안게임을 통한 도시마케팅과 미래먹거리 선점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대전 서남부 스포츠타운 건립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혈세 먹는 하마인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 검토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미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천시의 경우 경기장 건립을 위해 1조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했을 뿐 아니라, 경기장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시가 아시안게임 추진을 강행하면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2002년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건설했던 대전월드컵경기장도 아직 운영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운영하는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대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다른 광역시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인 14.25%이다.
그러나 2014년 아시안게임을 치른 인천시의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33.40%로 심각한 재정문제에 직면해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국제대회 유치를 통해 도시마케팅과 미래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일회성 사업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른 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며 "권 시장은 2030년 아시안게임 유치 검토 지시를 즉각 철회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시장이 검토해보라고 한 것일 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jchu20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