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개시 철회' 소송에 EU탈퇴파 긴장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개시 철회 소송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이런 몸 변호사 등은 지난 1월 아일랜드 법원에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2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이 시작돼도 법적으로 철회될 수 있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8일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룩셈부르크의 유럽재판소(ECJ)로 넘겨져 영국이 EU에 잔류할 수 있도록 싸울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법적 다툼을 위해 2천명으로부터 기부금 7만파운드(약 9천800만원)를 받아 비용도 마련했다.
만약 ECJ가 리스본조약 50조가 법적으로 철회될 수 있다고 결정하면, 친 EU파가 많은 의회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쥔다.
영국 의회의 움직임은 이미 심상치 않다.
영국 상원은 이날 영국 정부가 EU 27개 회원국과 2년 기한의 탈퇴 협상 합의에 최종 도달 전, 영국 의회가 합의안을 표결하는 권한을 갖는 내용의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메이 총리가 '협상안을 받든 지 아니면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것' 중 하나를 택하는 차원의 거부권을 의회에 부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수정안에 따르면 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하면 메이 총리가 다시 협상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변심 가능성을 보여주면 EU가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의회는 최종 협상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몸 변호사는 의회가 정부에 쉽게 휘둘릴 수 없으며, 독자적으로 '유의미한 투표'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이 총리는 의회 투표를 명령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몸 변호사는 "의원들은 영국이 나쁜 조건으로 EU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를 진행할 수 있으며 메이 총리가 유리한 조건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면 협상을 아예 철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CJ 법정에서 승리하는 상황을 가정, 의회가 메이 총리의 탈퇴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그에게 리스본조약 50조 통지를 취소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브렉시트 찬성파 의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영국 보수당의 대표적인 유럽연합(EU) 회의론자인 스티브 베이커 의원은 "EU 잔류 희망자들이 법정 다툼과 의회 투표를 결합해 브렉시트 막는 데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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