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전력 모두 한국 배치 해야"

입력 2017-03-08 11:10
수정 2017-03-08 14:41
"美,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전력 모두 한국 배치 해야"

싱크탱크 CSBA 보고서 제안, 北ㆍ中 위협 대응에 "세 척 모두 배치 현실적"

"진해항 외에도 여러 곳 있다"…해리스 태평양사령관도 최근 '제의'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 해군이 보유한 줌월트급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 전력 전부를 한국에 전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 해군이 지난해 10월 실전 배치한 1호함 줌월트(DDG-1000)와 내년 중 새로 취역할 마이클 몬수르 함(DDG-1001) 및 린든 B 존슨 함(DDG-1002) 등 모두 세 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한국에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텍 등에 따르면 CSBA는 미래형 미 해군 조직과 관련한 138쪽 분량의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 모항으로 지정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진해 등 한국의 군항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배수량 1만6천t가량의 줌월트급 구축함 전력이 모두 한국에 전진 배치되면 중국과의 첨예한 마찰을 빚어온 남중국해에 대한 지휘통제 역량 확보는 물론이고 북한 연안에 대한 타격 능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브라이언 클라크 선임 연구원 등 보고서 집필진은 한국 전진 배치 구상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줌월트 구축함의 다양한 성능에도 적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 참모총장 특별보좌관을 지낸 클라크 연구원은 그러너트 총장과 함께 미 해군이 소규모 군항 시설을 운영하는 진해를 방문한 적(2013년 5월)이 있다면서, 진해항은 함정이 추가로 입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클라크는 "한국에는 대규모 투자 없이도 줌월트 구축함을 정박시킬 수 있는 여러 항구가 있다"면서, 특히 적의 레이더에 거의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성능 덕택에 줌월트 구축함이 한반도 연안 환경에서 화력 지원 작전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심이 낮은 연안에서 줌월트 구축함은 대잠수함작전이나 특수전 역량 강화에 주력해온 북한을 상대로 한 대(對)특수부대 임무에도 안성맞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줌월트 구축함은 배수량이 큰 데다 보유한 성능이 아직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기 때문에 남중국해에서 작전할 수상함부대의 지휘 통제함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다"며 "남중국해 작전 수행에 필요한 여러 역량을 갖춘 줌월트를 샌디에이고에서 발진시키면 오히려 충분한 이점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첼시 아이리쉬 해군 대변인(대위)은 "줌월트급 구축함의 모항을 어디에 두는 것이 효과적일지 오랫동안 관측해왔다"며, 한국 전진 배치 등 구체적인 결정은 해군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애초 32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척당 건조 비용이 44억 달러(5조500억 원)로 가격 시비에 휘말리자 이를 세 척으로 줄였다.



미 해군 사상 최연소(49세) 참모총장을 역임한 엘모 줌왈트 제독의 이름을 딴 것으로 기존 구축함 중에서 최대인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만재배수량 9천t)보다 30m 더 길고, 높이도 32m나 된다.

이 구축함은 장거리 표적에 '엑스칼리버(Excalibur) 155㎜ 스마트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함포체계(AGS), 57㎜ 함포, SM-6 함대공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을 갖췄다. 또 MH-60 중형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무인기) 이착륙도 가능하다.

웬만한 중순양함과 맞먹는 배수량에도 시속 최고 30노트(55.5㎞)를 자랑하는 줌왈트급 구축함은 광역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로 스텔스 능력을 갖춰 레이더와 소나(음파탐지기)에도 탐지가 쉽지 않다. 첨단 시스템 덕택에 승조원은 기존함보다 훨씬 적은 150명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해리 해리슨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하와이에서 방미 중인 국회 국방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줌월트 구축함의 한반도 배치 방안을 먼저 건의하면서 진해나 제주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정부 차원의 공식루트로 줌월트 구축함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제안을 해온 것은 없다"며 "만일 미국에서 공식 제안을 한다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