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실시간 모니터링' 블랙박스·원격제어시스템 개발

입력 2017-03-08 12:00
수정 2017-03-08 13:49
'원전사고 실시간 모니터링' 블랙박스·원격제어시스템 개발

원자력연구원 "블랙박스로 사고현장 모니터링·주요 기기 제어 가능"

(대전=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원전 블랙박스와 주요 기기를 원거리에서 제어할 수 있는 원격감시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원전사고 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위성통신으로 외부로 전송하는 블랙박스와 외부에서 신호를 받아 원격으로 기기 등을 감시·제어할 수 있는 이동형 원격감시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온도 80℃, 방사선량 1.2kGy(킬로그레이), 지진 강도 10G의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블랙박스와 원전 30㎞ 거리에서 블랙박스가 수집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전송받아 모니터링하며 제어하는 모바일 원격감시제어실 시작품(pre-prototype)을 완성했다.

이 연구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중앙제어실이 손상되고 전력공급이 끊겨 기능을 상실해 원자로 상태 확인은 물론 조작·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원전 블랙박스는 사고로 전력공급이 차단될 때를 대비해 충전용 배터리로 72시간까지 작동할 수 있고 침수에 대비한 방수기능과 수소가스 폭발에 대비한 방폭기능도 갖췄다.

블랙박스는 온도, 압력, 수소 농도 등과 함께 방사선량, 원자로 물 수위, 발전소 CCTV 정보 등 사고현장 데이터를 위성통신으로 이동형 원격감시제어실로 전송한다.

차량 형태의 원격감시제어실은 한 명이 운전하며 원전 8개 호기를 동시에 감시, 통제할 수 있고, 원전 현장으로부터 반경 30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 위성을 통해 안정적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음이 천리안 위성 시험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2022년까지 블랙박스 성능을 외부온도 200℃, 주변 방사선 5kGy 수준으로 높여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모바일 원격감시제어시스템과 함께 이르면 2025년 국내 원전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회 계측제어·인간공학연구부장은 "원전사고 시 극한 환경인 높은 온도, 높은 방사능을 견딜 수 있는 것이 기술 개발의 관건인 만큼 이 조건을 높여 실현하는 게 연구 진행의 목표"라며 "2022년 초 연구개발 종료 시점까지 상용화를 추진, 국내 원전 현장 적용은 물론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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