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정규군 창설 추진…세르비아와 갈등 재점화하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코소보가 현행 코소보의 경무장 보안군(KSF)을 정규군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타치 대통령은 7일 이 같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며 "KSF를 정규군으로 탈바꿈하는 방안은 주권을 가진 독립 국가가 밟는 정상적인 단계"라며 "이 법안은 코소보의 영토 주권과 평화를 지키고, 코소보의 이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역내 평화와 안정 증진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르비아계 소수 민족이 이 법안에 반대하는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코소보는 어느 누구의 연민에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4천명의 정규병력과 2천500명의 예비군으로 구성된 KSF는 정규병력 5천명, 예비군 3천명의 인력을 갖춘 정식 군대로 재편된다.
타치 대통령은 이번 법안과 별개로 1999년부터 코소보에 주둔하고 있는 31개국 소속 4천500명의 연합군 병력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소보의 정규군 창설 움직임은 코소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웃 나라 세르비아와의 새로운 갈등의 소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알바니아계 이슬람 신자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옛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수 십 만 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의 세르비아 공습으로 1999년 내전이 끝나자 코소보는 유엔의 개입으로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었고, 2008년 독립을 선포했다. 현재, 114개국이 코소보를 주권 국가로 대우하고 있으나, 세르비아와 러시아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란히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두 나라는 EU 가입을 위해서는 먼저 반목을 청산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EU의 중재에 따라 2011년부터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까지도 반목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세르비아가 세르비아 국기 색깔과 여러 언어로 '코소보는 세르비아'라는 도발적인 문구가 적힌 열차를 세르비아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코소보 북부 마을로 진입시키려 하다가 코소보 정부의 강력한 반발로 막판에 계획을 철회하는 사건으로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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