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이해타산 따라 사외이사 선임 제각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제약업계가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롭게 선임할 사외이사의 윤곽이 드러났다.
올해는 대형 제약사가 바이오 업체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거나 검찰·경찰 출신을 영입하는 등 종전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돼 눈길을 끈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대형 제약사가 현직 바이오 업체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대웅제약이 바이오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줄기세포 기반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으로 유명한 메디포스트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건 줄기세포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대웅 바이오센터'를 개소하고 줄기세포를 포함한 재생의료 분야와 바이오의약품, 항체의약품 등의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디포스트는 2012년 세계 최초로 타인의 줄기세포를 사용해 만든 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바이오 업체다. 카티스템은 전체 줄기세포 치료제 중에서는 세계 두 번째로 허가받은 제품이기도 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선임에 따른 구체적인 협력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다만 바이오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를 통해 다양한 자문과 조언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메디포스트는 양 대표의 사적인 결정으로 대웅제약과 업무적인 협력 관계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초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약값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겪었던 휴온스글로벌과 LG화학(구 LG생명과학)은 나란히 경찰과 검찰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로 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지난해 12월 경정으로 퇴직한 경찰 출신 탁병훈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탁씨는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과 대통령실 민정비서관실을 거쳤다.
LG화학은 서울서부지검 검사장과 대전지검 검사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바른에서 근무 중인 정동민 변호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검·경 출신 인사 영입이 검찰의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으나 업체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연초 압수수색과 관련해 제약사는 모두 불구속 기소 처리됐으며,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건 해당 이슈와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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