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 현장투표 준비 착수…룰 협상 막판까지 '팽팽'

입력 2017-03-07 18:53
국민의당, 경선 현장투표 준비 착수…룰 협상 막판까지 '팽팽'

중복·대리투표 방지 시스템 물색…'동원선거' 피할 방안도 부심

安 현장투표, 孫 여론조사 반대…8일 최고위서 중재안 채택 시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국민의당이 대선후보 경선 룰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번 경선에서 도입이 유력시되는 현장투표 준비에 7일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사전 선거인단 명부 없이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현장투표로 정당 경선을 치르는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실험적 시도라는 점에서 준비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지적된다.

김영환 당 대선기획단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소별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800명이던 1천 명이던, 배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전국 투표소를 시·군·구에 한 군데씩만 설치해도 수백 군데가 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중복·대리투표"라며 "관리 능력과 안정성, 중복 투표를 가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확보가 단시간에 마련될 수 있느냐가 당으로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관련업체로부터 중복·대리투표를 막고 외부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선거 관리 소프트웨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받았다.

장병완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관위 회의에서 "현재 논의되는 투표 방식 등이 과거 정당에서 진행된 것과는 다른 점이 많다"며 "컴퓨터 시스템이나 당내 경선 규칙 제정 등을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고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평일 일과시간에 직접 투표소를 찾아야 하는 현장투표의 특성상 평범한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보다는 각 후보 측의 세력 동원경쟁, 속칭 '버스 떼기'로 경선이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근본적인 방지책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당의 고민이 깊다.

김 단장도 "경선에 자발적 참여가 어렵기 때문에 캠프가 동원하거나 당원 투표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에 각 후보가 세력 동원을 하지 말자고 '신사협정'을 하자는 대책과 함께 아예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투표장을 오가는 교통편을 제공해 그나마 부작용을 줄이자는 아이디어도 당내에서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경선 룰 협상은 여전히 별다른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은 현장투표 40%+여론조사 30%+공론조사 30%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측도 80% 현장투표+숙의배심원제 20%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 전 대표는 과학기술·창업혁명 정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도 선거이니만큼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가 가능해야만 한다"며 현장투표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손 전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모바일 제도는 없고 완전국민경선제도라는 원칙에 일단 합의하고 그 뒤에 논의를 계속했는데 지금 와서 많이 바뀌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실무자로부터 받은 보고"라며 안 전 대표 측을 우회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만약 8일 오전까지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경선 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용호 의원이 제안한 현장투표 75%+여론조사 25% 중재안을 채택할 계획인 가운데 막판 합의에 끝까지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의원은 최고위에서 "각 대선주자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지고지순한 경선룰은 없다"며 "아직도 주자들 간에 강 대 강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 합리적인 안을 도출해주실 것을 요청한다. 대선주자들은 선당후사,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합의를 촉구했다.

ljungber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