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군사·대외 활동서 사드 한국 배치 고려할 것" 경고(종합2보)

입력 2017-03-07 23:27
러 외무부 "군사·대외 활동서 사드 한국 배치 고려할 것" 경고(종합2보)

의회도 강력 비난…하원 "역내 전략균형 훼손" 상원 "軍 대응조치 검토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국과 함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강하게 반대해온 러시아 가 7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의 사드 시스템 배치 착수를 강하게 비난하며 대응 조치를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군비통제국 미하일 울리야노프 국장은 이날 "러시아는 군사 계획과

대외활동에서 미국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미국의 행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리야노프 국장은 "이는(사드 배치는) 북한과의 대치를 격화할 뿐 아니라 중국의 민감한 반응도 촉발할 것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러시아가 미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에 군사·외교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러시아 의회에서도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레오니트 슬루츠키 위원장은 "미국은 사드 시스템이 전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시스템은 북한 위협 억제 과제의 틀을 벗어나는 것이며 역내 전략균형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미국은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요소를 설치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러시아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은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 지속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위원장 빅토르 오제로프도 "사드 시스템 배치는 러시아에 대한 또 다른 도전"이라면서 "총참모부가 이에 대한 분석을 실시해 결론을 내리고 대응조치에 대해 국가 지도부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드 배치를 위한 구실일 뿐"이라면서 "미국이 북한 위협을 구실로 러시아를 동쪽(동북아 지역)과 서쪽(유럽) 양방향에서 압박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동유럽에 MD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상황을 러시아에 대한 포위 전략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 프란츠 클린체비치도 "미국은 러시아의 강력한 부정적 반응에 대해 알면서도 한국으로의 사드 배치를 강행한 점이 주목된다"며 "이는 미국 군사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며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에서도 러시아를 겨냥한 글로벌 MD 구축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미 군 당국은 앞서 6일 C-17 대형 수송기를 이용해 사드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2기와 일부 장비를 오산기지로 수송하면서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에 착수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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