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엑손모빌 투자계획에 '숟가락얻기'…"미국이 다시 승리"
10년간 200억 달러 투자계획 발표하자 트럼프 트위터로 '공치사'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일자리 투자 계획을 칭찬하며 '공치사'에 나섰다. 그러나 엑손의 계획이 대통령 취임 전에 나왔던 방안이라는 점에서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는(Buy American & hire American) 게 내 어젠다의 핵심 원칙들"이라며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한 "엑손모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내 멕시코만 연안 지역에서 4만5천 개의 건설·제조 일자리. 200억 달러(약 23조원)의 투자. 우리는 이미 다시 승리했다, 미국이여!"라고 썼다.
그의 트위터 글은 엑손모빌이 이날 공장 신·증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10년간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올라왔다.
엑손모빌은 몇몇 공장을 확장하고 석유제품 수출을 위한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정규직 1만2천 명과 건설직원 3만5천 명을 채용하겠다는 방안도 계획에 담았다.
대런 우즈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투자 계획이 천연가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친(親)성장 분위기와 안정적인 규제 환경이 있어야 한다"며 "두 가지 모두에서 대통령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우즈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에 뒤를 이어 CEO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엑손모빌의 투자 계획 발표가 나오고 몇 분 후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엑손모빌에 감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A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엑손모빌이 서로 칭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또 엑손모빌의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오래전에 나온 것이라며 "2013년에 시작된 투자를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치사' 트위터 글에는 오타도 발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어젠다의 핵심 원칙들"에서 '원칙들'(principles)을 '주요한, 교장' 등의 의미가 있는 'principals'로 썼다가 몇 시간 후 수정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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