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요리에 관해 궁금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답

입력 2017-03-07 15:13
음식과 요리에 관해 궁금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답

'음식과 요리'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돼지고기도 레어(rare)로 먹어도 될까, 고기는 센 불에 구워야 육즙을 가둘 수 있다는데 맞는 말일까. 과일은 왜 잘라두면 색이 변할까. 왜 반죽은 부풀어 올라야 빵이 맛있게 될까.

신간 '음식과 요리'(이데아 펴냄)는 음식과 요리에 관해 궁금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책이다.

미국의 저술가이자 과학자인 해럴드 맥기는 어느 날 친구랑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왜 밥과 빨간 콩을 같이 먹으면 몇 시간 동안 속이 더부룩한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음식의 과학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 연구를 시작했다.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음식 재료와 조리법의 역사를 소개한다. 이어 과학적으로 재료의 특성을 분류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리법과 요리들을 설명한다.

젖과 유제품으로 시작해 알, 고기, 생선과 조개·갑각류, 식용식물, 자주 먹는 채소, 자주 먹는 과일, 식물에서 얻는 향료, 씨앗, 곡물 반죽으로 만든 음식, 소스, 설탕, 초콜릿, 당과, 와인, 맥주, 증류주까지 우리가 생활에서 접하는 거의 모든 음식과 재료들을 망라한다.

예를 들어 젖과 유제품을 다룬 첫 장에서는 포유류의 젖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부터 살핀 뒤 세계의 다양한 낙농동물들, 그리고 낙농의 기원을 파헤친다. 이어 우유의 영양을 살피고 생물학·화학의 관점에서 젖의 성분을 설명한다. 우유의 다양한 살균처리법을 설명한 뒤에는 과학적 관점에서 우유 거품을 잘 만드는 법과 치즈, 크림, 아이스크림, 버터, 마가린 등 각종 유제품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틈틈이 세계의 다양한 우유를 소개하고 왜 어떤 사람들은 치즈를 먹지 못하는지 등의 가벼운 이야기도 곁들이는 식이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은 1984년인 만큼 내용 중 이미 오늘날에는 많이 알려진 상식들이 많다.

그럼에도 책은 요리와 음식을 좀 더 진지하게 대하려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유용해 보인다. 고기의 가장 좋은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구이 온도에 대해 그저 몇 도에서 구우면 된다는 설명에 만족하기보다는 왜 그 온도에 구워야 가장 맛이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책은 1천200쪽이 넘는 분량에 두께만 7cm가 넘는다. 책을 감수한 요리사 서승호씨는 "한 번에 밤새워보기보다는 가까운 서가에 두고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참고할 것"을 권했다. 한국어판은 2004년 출간된 개정증보판을 원서로 했다.

이희건 옮김. 1천260쪽. 8만8천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