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 호랑이 등 동물 잇단 폐사…관리부실 '도마위'

입력 2017-03-07 14:57
전주동물원, 호랑이 등 동물 잇단 폐사…관리부실 '도마위'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생태동물원으로 변화를 꾀하는 전주동물원의 호랑이 등 동물들이 잇따라 폐사해 관리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전주동물원측에 따르면 2008년에 태어난 뱅갈호랑이가 이틀 전부터 설사와 혈뇨 증세 등을 보이다 6일 오후 7시께 죽었다.

전북대수의과대학 연구진이 채취한 혈액을 분석한 결과 폐사 원인은 '악성용혈성 빈혈(혈액내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어 발생하는 질병)'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역시 13년 된 뱅갈호랑이 한 마리가 신장기능 상실에 따른 '전신대사부전증' 증세를 보이다 폐사했다. 이 호랑이는 이 동물원에서 2004년에 태어난 수컷이다.



보통 호랑이의 수명은 15년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에는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 등장해 인기를 끈 '맨드릴(긴꼬리원숭잇과)'이 갑작스럽게 죽었다. 사인은 전립선비대증과 췌장 출혈이었다.

때문에 최근 몇 년 새 이들 동물의 폐사가 관리부실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전주동물원에서 사육하는 동물은 103종에 610여마리에 이른다. 하지만 수의사는 2명, 사육사는 11명에 불과한 실정이어서 동물에 대한 정기검진과 밀착 관리가 쉽지 않은 상태다.

전북대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관계자는 "(현재 전주동물원 인력 수급으로 볼 때) 수의사가 볼 수 있는 종은 2∼3개에 불과해서 적은 인력으로 다양한 종을 돌보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동물들이 잇따라 폐사하자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동물원의 사육시설 개선 못지않게 동물 질병시스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질병관리와 사육관리팀의 꼼꼼한 기록과 충분한 공유가 절실하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동물의 서식환경을 친환경 생태계로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 중인 전주시는 이번 뱅갈호랑이의 폐사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방사장을 배로 늘리고 콘크리트 사육장을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서두르겠다"면서 "동물의 개별검진과 관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인력 보충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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