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미사일 개발속도·위험성↑…사드 피하려 동시발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의 미사일 개발·제조 속도가 전보다 빨라졌으며 미사일 방어체계를 피할 수 있는 방식을 시도해 한층 위험해졌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 하와이퍼시픽대 교수는 6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북한이 이제 한달 만에 추가 발사를 하고 있다. 그들이 예전에 써야 했던 시간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발사 준비에 더 빨라졌거나 미사일 제조·이동에 더 빨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개량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지 한달도 되지 않은 6일 탄도미사일 최소 4발을 발사했다. 그보다 전에는 지난해 9월 5일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에 대해 슈스터 교수는 "시험발사를 할 때면 전쟁에 대비해 저장고에 얼마간 미사일을 남겨두고 작전상 여분을 쏘기 마련이므로 그들의 미사일 비축량이 이전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제조 속도뿐 아니라 기술도 발전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발사는 북한이 더는 미사일 자체를 시험하는 단계가 아니라 미사일 발사 부대들을 시험하는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를 압도하기 위해 이것(미사일)들을 한꺼번에 쏠 수 있을까? 이는 군부대들에 핵무기를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행동"이라며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루이스 연구원은 미사일 다수 동시 발사는 방어체계에 맞서는 기본적 대응책이라면서 이는 사드를 피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와 같은 방어체계가 1개가 아닌 4개의 목표물을 처리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라며 "남한 내 목표물 1곳에 핵 미사일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이를 동시에 모두 발사하고 싶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에 대한 경고인 동시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개막한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이어지고 있다.
조시 폴락 비핵화리뷰(Nonproliferation Review) 편집자는 미국 또는 한국이 공격하면 북한은 핵무기로 맞설 것임을 과시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중국에 은밀하게 알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공식적 경고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신호로 보내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