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철도 전기화 사업 트럼프 정부서 중단 위기

입력 2017-03-07 05:30
실리콘 밸리 철도 전기화 사업 트럼프 정부서 중단 위기

NYT "노후화된 열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공화 의원들 반대로 자금 지원 끊겨"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산호세)까지 약 80㎞ 구간을 운행하는 통근열차 '칼트레인(Caltrain)'의 전기 열차 업그레이드 프로젝트가 중단 위기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NYT는 "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하고, 인간의 뇌를 복제하고, 인터넷 반응시간을 수백만분의 1초까지 계산하는 실리콘 밸리의 엔지니어들은 직장으로의 통근을 전근대적 열차에 의존하고 있다"며 "디젤 엔진으로 작동되는 열차의 노후화로 인해 자주 고장이 나는가 하면, 매연으로 인해 환경공해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칼트레인은 10여 년 전 열차를 전기기관차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오는 2021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캘리포니아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반대로 6억4천700만 달러의 연방자금 지원계획이 전면 보류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연결하는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의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칼트레인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을 중단토록 교통부에 공식으로 요청했고, 최근 이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사업은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총 640억 달러가 소요되는 미국 최대의 인프라 공사다.

NYT는 "이 사업의 중단은 6만5천 명의 통근자들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월 19회 이상 엔진 고장이 발생하고, 전체 열차의 3분의 2가 수명이 끝났을 뿐 아니라, 고장이 났을 때 1980년대에 만들어진 기관차용 부품을 구하기도 이제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실리콘 밸리 엔지니어들이 과밀 열차에 고장으로 지연되는 이 열차 통근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다른 대체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악명높은 이 지역의 교통체증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대에 열차로 30분 거리를 자동차로는 1시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 리더십 그룹의 카를 구아디노 회장은 "혁신 경제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우리의 근로자들"이라며 "그들이 교통 정체와 열차 지연으로 인해 출퇴근 시간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미래를 창조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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