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총책 "무역적자로 美안보 위협…감축에 최우선"(종합)

입력 2017-03-07 11:26
트럼프 무역총책 "무역적자로 美안보 위협…감축에 최우선"(종합)

나바로 美 NTC위원장 "독일과 무역적자 감축 양자협상 필요"·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이 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6일 "핵심 정책 목표는 무역적자 감축"이라면서 "이는 국가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인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총회 연설에서 미국이 중국과 독일 등 주요 무역상대국의 이윤추구 때문에 경제와 국가안보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는 무역적자는 국가의 식품공급체계와 기술기업, 거대제조기업의 소유권을 외국에 양도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맹국이 아닌 국가가 우리 기업과 기술, 농지와 식품공급체계를 사들여 궁극적으로 우리의 안보와 산업의 토대를 제어하게 된다고 가정해보라"면서 "우리는 총성이 아닌 현금장부조작으로 더 큰 범위의 냉전에 패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그동안 다양한 스펙트럼의 경제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편협하게 무역적자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대해 비판해왔다. 무역적자는 나쁜 것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역적자만 감축한다고 해서 경제성장을 불러올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바로 대대적인 무역흑자를 내는 무역상대국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나바로 위원장은 세계 1위 무역흑자 대국인 독일의 대미무역흑자를 감축하기 위해 양자협상이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는 다음 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독일에 대한 무역적자는 우리가 다뤄야 할 무역적자 중에 가장 어려운 게 될 것"이라며 "다음 주에 메르켈 총리와 미국과 독일 간 경제관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앞서 지난달 1일 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큰 폭으로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해 메르켈 총리와 대립한 바 있다.

그는 유로화를 '사실상 독일 마르크화'라고 표현하며 유로화 가치 절하가 독일의 교역에 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독일이 유로화 가치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며 독일은 항상 "독립적인 유럽중앙은행(ECB)을 지지해왔다"고 반박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어 미국 재무부가 다음 달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평가절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중국은 통화가치 절하를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 상무부 등에 따르면 미국의 작년 무역적자는 5천23억 달러로 2012년 이후 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천501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수지 적자 때문이다.

국가별로 보면 상품수지 적자에 가장 큰 원인이 된 무역상대국은 무려 3천470억 달러를 차지한 중국으로 전체의 46.2%를 차지한다.

이어 일본(689억 달러), 독일(649억 달러), 멕시코(632억 달러), 아일랜드(359억 달러), 베트남(320억 달러), 이탈리아(285억 달러), 한국(277억달러), 말레이시아(248억 달러), 인도(243억 달러) 순이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러다가 무역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자유, 공정, 상호 무역을 추구한다며 "큰 틀에서 공정성과 상호성에 기반한 자유무역 정책의 목표는 관세나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게 아니라 무역상대국의 관세나 비관세장벽을 낮추게 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는 또 '평평한 운동장'이었다면 유지하고 있었을 미국의 공급망과 제조 능력을 복원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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