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北대사 베이징 도착…기자회견없이 대사관 이동(종합)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사건 수사와 관련, 말레이시아 주권 침해 언행으로 '추방 명령'을 받은 강철 북한 대사가 7일 새벽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강 대사는 전날 오후 6시25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베이징행 말레이시아항공 MH350편으로 출국해 6시간여 만인 이날 0시 20분께 베이징 서우두 공항 3 터미널에 도착했다.
강 대사는 일반 통로를 통해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0시 40분께 별도의 입장 표명 없이 북한 대사관 차량을 타고 서우두 공항 VIP 통로를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후 오전 1시 10분께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에 있는 주(駐)중국 북한 대사관에 도착했다.
강 대사는 취재진을 피해 대사관 정문이 아닌 동문을 통해 조용히 들어갔으며,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이나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강 대사의 향후 일정에 관해서는 이날 낮 12시 55분 평양으로 출발하는 북한 고려항공 항공편이 있지만, 강 대사가 이 항공편으로 즉시 북한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그가 사흘 전 이미 베이징에 도착한 김정남 피살사건 용의자 리정철과 함께 북한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말레이 외교부는 지난 4일 강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고 48시간 이내에 말레이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28일 북측 대표단과 면담하면서 강 대사의 발언에 대한 서면 사과를 요구했고 당일 밤 10시까지 답변이 없으면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거의 나흘이 지났는데도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추방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사는 지난달 17일 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 나타나 자신들의 반대에도,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을 강행한 말레이 측을 맹비난하고 시신 인도를 촉구했다.
그는 같은 달 20일에는 말레이 외교부에 소환돼 비공개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말레이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북한 배후설도 강력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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