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구백냥이라는데'…국민 4명중 1명 "안과검진 안 받아"

입력 2017-03-07 06:13
'눈이 구백냥이라는데'…국민 4명중 1명 "안과검진 안 받아"

김안과병원,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 2만여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은 생애 단 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로부터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고 할 정도로 눈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실제로는 안과질환 예방에 매우 소홀한 셈이다.

백승희 김안과병원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세 이상 2만2천550명의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학회는 이 연구결과를 대한안과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Korean Journal of Ophthalm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논문을 보면 영유아검진과 학교검진이 시행되는 5∼11세 소아의 경우 지난 1년 동안 안과 검사(시력검사)를 받았다는 응답이 61.1%에 머물렀다. 그나마 실제로 안과의사를 찾아 질환 검사를 받은 비율은 56.3%에 그쳤으며 나머지는 학교신체검사(19.8%)와 안경점(7.4%)·소아과(4.1%) 등에서 받은 시력검사가 전부였다.

안과의사를 찾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어린 5∼6세보다 본격적인 학령기에 접어든 7∼11세가 더 많았다.

아이의 시력 성장은 대체로 만 7∼8세에 완성되는 만큼 그 이전부터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매해 검진이 어렵다면 최소한 1세, 3세, 6세 때에는 꼭 안과 전문의를 찾아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사물을 가까이에서 보는 증세가 있고, 시력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다면 검사를 더 자주 할 필요가 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안질환으로는 사시, 굴절이상, 약시 등이 있다. 약시는 눈에 아무런 기질적 이상이 없지만, 시력 발달이 제대로 안 돼 안경을 쓰고도 정상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약시가 있는 아이는 스스로 안 보인다는 것을 알지 못해 불편도 호소하지 않는 만큼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분이 1이 넘는 26.5%가 "지금까지 한 번도 안과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지난 1년 이내 안과 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 경우는 전체의 32%에 그쳤으며, 26.5%는 안과 검사를 받은 지 3년이 넘은 것으로 분석됐다.

백승희 김안과병원 교수는 "소아기에는 아이들 스스로 눈 건강을 관리하기 어렵고 스스로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평소 부모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성인에서도 초기에 시력감소가 없는 녹내장 등의 질환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시력 소실이 일어나기 전에 안과 검진으로 시력장애를 예방하는 게 국민보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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