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상류 제2영동고속도 휴게소서 오수 '콸콸'
분뇨 추정 침전물도 소하천 바닥에 쌓여 '오염' 우려
(광주=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수도권 상수원인 팔당호 상류에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수질 기준을 초과한 오수를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기도 광주시와 제2영동고속도로㈜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달 27일 곤지암읍에 있는 제2영동고속도로(광주∼원주) 상·하행선 광주휴게소의 오수처리시설 처리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위반 한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 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지난 1월 31일 설 연휴 직후 방류수 수질검사 결과, 원주 방향 하행선 휴게소(삼합리)의 생화화적산소요구량(BOD) 19.5ppm(기준치 10ppm 이하), 부유물질(SS)은 18.6ppm(기준치 10ppm 이하)으로조사됐고 서울 방향 상행선 휴게소(유사리)의 총질소(T-N)는 71.8ppm(기준치 20ppm 이하)으로 기준치를 초과했다.
지난해 11월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문을 연 광주휴게소는 팔당호로 흘러드는 곤지암천 상류에 있다. 팔당호와는 약 30㎞ 거리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방류수보다 침전물이다.
지난 2일 광주시와 시의회, 마을 주민 등이 합동으로 주변 소하천을 현장 조사한 결과 분뇨 슬러지로 추정되는 침전물이 3㎞ 하류까지 쌓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어영규 유사1리 이장은 "휴게소 자체 오수처리시설에 정화되지 않은 분뇨 침전물이 마을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하천 바닥이 마치 개펄처럼 변하면서 미꾸라지, 피라미 같은 물고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더구나 지하수를 마시는 물로 사용하는 마을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고 있다.
기준치를 초과한 오수 방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휴게소가 자체 설치한 미생물을 활용한 처리시설(상·하행선 각 250t)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오수 발생량은 감당할 수준이나 미생물 분해 기능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말 발생량이 평일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처리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명주 광주시의원은 "오수 자체보다 자연정화나 중화가 어려운 침전물이 더 큰 문제"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제2영동고속도로㈜ 관계자는 "여과막 추가 설치, 오수량 조절, 농도 저하 등으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설 개선에 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오수 방류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휴게소 오수 처리방식을 자체 처리시설에서 공공하수도로 전환하는 방안은 시 전체 개발사업을 위한 하수물량 배분 문제와 맞물려 있어 쉽지 않은 상태다.
시는 5일에도 마을 소하천 3곳에서 시료를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및 성분 검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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