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시작된 '운명의 한주'…물고 물리는 '혼돈의 정국'

입력 2017-03-06 18:03
수정 2017-03-06 19:05
카운트다운 시작된 '운명의 한주'…물고 물리는 '혼돈의 정국'

야권 '탄핵대오' 속 신경전 가열…한국당도 탄핵 당론 파열음

北미사일·中사드보복·'국정원 사찰 의혹' 등 다른 쟁점도 혼재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대한민국호(號)의 명운을 가를 '운명의 한주'가 시작되면서 정치권이 긴장과 혼돈의 터널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후반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날지 예측하기 힘든,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정치권의 모든 세력이 '포스트 탄핵심판'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형국이다.

게다가 특검 수사결과 발표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국정원의 헌재 사찰 의혹 보도 등 비슷한 시기에 불거진 현안들까지 탄핵심판 문제와 얽히면서 '여당내 비박과 친박세력', '여(與)-야(野)', '야(野)-야(野)'간에 물고 물리는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은 큰 틀에서 '탄핵대오'를 같이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계의 탄핵반대 당론채택 요구에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헌재의 최종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번 주 정치권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일단 야권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서로를 '견제'하는 기류가 읽힌다.

먼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재가 국민과 역사 앞에 떳떳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헌재는 만장일치로 탄핵을 인용해야 한다"면서 탄핵 인용을 주문했다.

국민의당도 헌재의 탄핵인용을 촉구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민주당의 '최대 주주'이자 유력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이날 문재인 정권이 탄생하면 국민분열을 일삼는 패권정권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이 주장하고 있는 탄핵반대 당론채택 요구에 "당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밝힌다"고 공개적으로 일축했다.

친박계는 헌재의 탄핵심판이 임박해오면서 전면에 나서 탄핵반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향후 최종 선고까지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뜻을 내비치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6번째 탄핵반대 세미나를 열어 '탄핵 각하' 당론 채택을 거듭 주장하며 "당 지도부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이 주도한 탄핵반대 성명서에는 현역 의원 30명을 포함해 원내외 당협위원장의 절반 이상인 104명이 서명했다. 윤 의원은 7일까지 추가 서명을 받아 8일께 헌재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범보수진영의 바른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문 전 대표와 한국당을 싸잡아 비난하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바른정당은 이번 주를 탄핵비상주간으로 선포했으며 7일부터 매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은 한국당에 대해 "탄핵 인용 판결시 즉시 당을 해산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고, 정병국 대표는 "문 전 대표가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호소하는 것이야말로 위선이고 적폐"라고 비판했다.

사드 배치문제를 놓고는 범보수진영과 야권 사이에 전선이 형성돼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문 전 대표 등 야당이 무책임하게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 이적행위·종북행위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중국의 사드 보복은 "문 후보 중심의 야당이 사드를 반대하는 등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라며 문 전 대표 때리기에 나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이날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도 여야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한국당은 "혐의 입증보다는 언론플레이를 통한 여론형성에 더 힘썼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임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도 "국정농단 의혹이 특검의 수사로 다시 한 번 그 실체가 확인된 셈"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 수사결과 발표 역시 '음모이자 거짓말'로 치부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이 헌재를 사찰한 의혹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두고서도 민주당은 국정원의 공식 부인에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쟁점화 시도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회 정보위는 7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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