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그라운드 前이사 "최순실에 '네네' 분위기…토 달지못해"
최순실 "자금 집행에 이상한 점 있어…확인 차 측근 보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의 전직 임원이 최씨 말에 토를 달 수 없었던 당시 내부 분위기를 증언했다.
전병석 전 플레이그라운드 이사는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보통 (최씨가) 말씀하시는 대로 진행했고, '이건 안 된다' 등 의견을 제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검찰이 "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냐"고 묻자 "회장님이고, 보고하는 분위기 자체도 그랬다"며 "다른 사람들도 속된 말로 대들거나 하지 않고 '네네' 하는데 저 역시도 그랬던 분위기 같다"고 답했다.
전씨는 검찰이 "실질적으로 최씨가 오너라고 생각해서 최씨 지시에 속칭 토를 못 단 거 아니냐"고 묻자 "당시엔 그랬다"고 말했다.
전씨는 플레이그라운드의 자금 사정이 어려웠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회사는 자금이 부족한 상태여서 직원 급여가 나가고 나면 잔고를 확인해야 했다"며 "임원들이 갹출해서 직원들 급여를 주고 임원은 나중에 받을 정도로 부족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항상 급여일이 되면 급여 나가는 걱정이 제일 컸다"고도 증언했다.
전씨는 최씨가 측근인 장모씨를 플레이그라운드 재무팀장으로 앉힌 게 "자금 집행 과정에 이상한 점이 있어 확인 차 보낸 것"이라고 주장한 데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최씨 측은 광고감독 차은택씨가 플레이그라운드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전씨는 그러나 "자금 흐름이 이상한 건 없었다"며 "자금이라고 할 만큼의 돈이 있던 회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장씨가 임원들과 상의하지도 않고, 김홍탁 대표한테도 말하지 않고 본인 급여를 올렸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그러나 이날 오전 재판에서 "제가 뭔가 다 먹어버리려고 횡령하고 사익을 취하는 부도덕한 사람이 됐다"며 "검찰은 제가 사익을 추구하려고 플레이그라운드를 세웠다는데 플레이그라운드는 문화융성 등 좋은 일을 하려고 모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측근 장씨를 플레이그라운드 재무팀장으로 보낸 것도 "장씨를 집어넣어서 (내부 자금사정) 실체가 어떤지 알아보려 한 것"이라며 "장씨가 '차은택 사람이 재무 상태를 이야기 안 해줘 모른다'면서 저한테 불평하고 자기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씨를 통해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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