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몸살 앓던 日영사관 앞 소녀상 주변 '대청소'
동구청·시민단체, 재발해도 즉각 강제철거키로 합의…CCTV도 설치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동구청과 소녀상 지킴이 단체가 '골칫덩어리'였던 소녀상 주변 쓰레기와 불법 선전물을 강제철거하기로 6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부터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남성과 소녀상 지킴이 단체·시민 사이에 불법 선전물을 떼고 붙이는 '숨바꼭질'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동구청은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트럭을 동원해 소녀상 인근 엘리베이터 유리 벽에 붙은 불법 선전물과 폐가구 더미, 각종 쓰레기를 철거했다.
구청은 소녀상 주변에 방치된 불법 선전물과 쓰레기가 갈수록 많아지고 이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자 이날 소녀상 주변의 모든 불법 선전물과 쓰레기를 철거하기로 시민단체와 합의했다.
소녀상 주변에 불법 선전물이 다시 붙거나 쓰레기를 놔두면 즉시 구청이 철거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역시 구청과 논의 중인 소녀상 주변의 작은 게시판을 제외하고는 단체가 붙인 현수막이나 일체의 선전물을 모두 떼기로 했다.
구청은 철거한 쓰레기와 불법 선전물을 특정 장소에 보관할 예정이다.
구청은 또 6∼7일 소녀상 주변을 24시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쓰레기 투기나 불법 선전물 부착 시 증거자료로 활용한다.
박삼석 동구청장은 "더는 소녀상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시민단체와 함께 소녀상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용조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정책국장은 "늦었지만, 구청의 소녀상 불법 선전물 철거 합의를 환영한다"며 "앞으로 시의회에 계류 중인 위안부 피해자 지원 조례가 제정돼 소녀상이 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소녀상 주변에 '소녀상을 철거하라', '북한 동포를 사랑하라', '박근혜 (대통령) 살려내자'는 글 등이 적힌 종이가 붙기 시작했고 지난달 초부터는 폐가구 등 쓰레기가 쌓였다.
구청과 경찰이 이를 방관하는 사이 소녀상 설치 반대 입장의 남성이 불법 선전물을 붙이면 소녀상 지킴이 회원과 시민이 이를 떼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소녀상 찬성과 반대 양측 시민 간의 차량 추격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소녀상에 자물쇠로 자전거를 묶는 등 소녀상 반대 측의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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