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없는 문제 내고 결석해도 학생부엔 '봉사활동'

입력 2017-03-06 14:19
정답없는 문제 내고 결석해도 학생부엔 '봉사활동'

충북 일선 학교 학업성적 관리·학생부 기재 '엉터리'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일선 학교의 허술한 시험관리와 학교 생활기록부 엉터리 기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이 지난해 10월 14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학사, 복무·인사, 재무·회계, 보수 등 분야에서 많은 지적 사항이 나왔다.

학사 부분은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된 부분인 만큼 학교·교사들의 지침·규정 준수가 요구된다.



6일 충북도교육청의 '10월 감사결과'에 따르면 A 고교 교사는 작년 2학년 1학기 한국사 과목의 지필고사(중간고사) 서술형 8문항을 모두 괄호 채우기 등 완성형으로 출제했다.

주요 과목은 전체 평가의 30% 이상이 서술·논술형이어야 한다.

B 중학교 모 교사도 2014학년도 1학년 1학기 사회 과목 중간고사 5문항, 2015학년도 3학년 1학기 사회 중간고사 9문항을 서술형이 아닌 단답·완성형으로 출제했다.

C 고교의 한 교사는 2014학년도 2학년 1학기 수학 Ⅰ·Ⅱ 중간·기말고사 5문항을 정답이없거나 복수 정답으로 출제했고, 다른 교사는 2016학년도 3학년 2학기 기하와 벡터 교과 중간고사 2문항을 잘못 내 모두 정답 처리했다.

이 학교의 사회 교사는 작년 1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때 12문항 중 9문항을 단답형으로 출제했다.

D고교에서도 작년 3학년 1학기 전자기기 기말고사에서 2문항이 정답이 없는 상태로 출제돼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도교육청 종합감사의 단골 지적 사항인 출제 오류나 서술형 평가 부적정 문제는 다른 학교에서도 지적됐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학기 초에 결정한 배점(평가)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임의로 배점한 사례도 많았다.

모 특성화고교의 한 교사는 학교생활기록부와 관련, 2015년 2명의 봉사활동 실적 2건 60시간을 중복으로 입력했고, 5명이 결석 등으로 결시했음에도 6건의 봉사활동을 인정했다.

또 자율활동 특기사항은 전입생을 제외한 학급 구성원 26명 전원을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했고, 진로활동 특기사항에 특정 대학명, 기관명, 강사명 등 부적정한 내용도 기재했다.

이 학교에서는 이 교사를 포함해 4명의 교사가 2015학년도 학생부 기재 부적정 지적을 받았다.



자율활동·진로활동 특기사항과 관련, 학생 개개인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입력하지 않고 전원을 동일한 내용으로 기재한 사례는 이 학교 말고 더 있었다.

모 중학교의 경우 4명의 교사가 2015학년도 학생부에 학생들의 수상경력 실적(총 38건)을 수상 경력란 이외 항목에도 입력했다.

학사 분야의 다른 지적 사항을 보면 모 초등학교의 2013학년도 6학년 담임교사는 6학년 때는 결석·조퇴를 하지 않았지만 6년간 3회의 결석으로 1년 개근상 대상인 학생에게 6년 정근상을 수여했다가 감사에 걸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업성적 관리를 엄정하게 하고, 학생부도 관련 지침과 기재 요령을 잘 지키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2016학년도부터는 학생부 기재 부적정 문제는 거의 개선됐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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