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울고 운영사 웃고…시드니공항 주차장 수익 고공행진
2002년 공항 민영화…매출액 대비 이익율 73%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매출 1 달러당 수익은 73센트."
2002년 민영화한 호주 시드니공항의 주차장이 운영자에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항주차장의 수익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2015-16(2015·7~2016·6) 회계연도 수익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호주 언론이 6일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드니공항 주차장의 현재 이용료는 30분까지는 9 호주달러(8천원). 이후 1시간까지는 18.50 호주달러(1만6천200원)다.
1~2시간은 26.50 호주달러(2만3천원)며, 2~3시간은 35.50 호주달러(3만1천원)까지 치솟는다. 3시간 이상부터는 아예 하루 요금을 받아 60.50 호주달러(5만3천원)다.
비행기가 조금이라도 연착을 하게 되면 수십 달러는 그냥 내줘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비싼 이용료에 따라 2015-16 회계연도 시드니공항 주차장의 매출은 1억3천400만 호주달러(1천173억원)로 전년보다 6.9% 늘었다.
수익은 매출의 73%인 9천780만 호주달러(856억원)다. 비용을 제외하고 주차 공간당 순수입만 8천 호주달러(700만원)가 넘는다.
공항주차장은 독점인 만큼 가격 책정 때 경쟁자를 고려할 필요가 거의 없다는 것이 ACCC의 설명이다.
이 밖에 항공권의 가격 인하에도 항공사들에 이용료를 부과해 벌어들이는 공항 자체의 수입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시드니공항은 지난 회계연도에 수익률이 46.7%에 달했다.
이같은 사정에 따라 ACCC 측은 호주 정부가 시드니 제2국제공항을 추진하면서 건설 및 운영 권리를 현 시드니공항 운영사 측에 우선으로 맡기는 데 따른 폐해를 지적했다.
ACCC의 로드 심스 위원장은 두 공항의 독점은 경쟁을 촉진하지 못하고 제2공항의 개발을 저해할 수 있다며 "제2공항은 현 시드니공항과 경쟁하는 것이 소비자와 항공사들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드니공항 측은 오는 5월 중순까지 50억 호주달러(4조4천억원)가 소요될 제2공항 건설과 운영을 맡을지 결정해야 한다.
시드니공항 측이 이 권리를 포기하면 호주 정부가 건설을 맡거나 다른 민간업체에 맡길 예정이다. 시드니 서부에 건설될 제2공항은 2026년 개항 예정이다.
한편 시드니 시내에 위치해 도심에서 5~6개 역이 떨어진 시드니공항을 기차로 접근하려 해도 값비싼 '공항이용료'가 붙어 편도 요금으로 18 호주달러(1만6천원) 정도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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