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가습기살균제 첫 사망은 1995년…판정기준 바꿔야"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건이 1995년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9일까지 정부에 접수된 피해신고 5천432건을 분석한 결과, 1995년에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건 2건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최예용 센터 소장은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 2017년 2월호에 실린 초빙논문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행과 교훈'을 통해 이 분석 결과를 내놨다.
피해신고 5천432건 중 사망자는 1천131명(20.8%)으로 5명 중 1명꼴이었다.
지난해 12월까지 정부에 신고된 사망자 1천112명을 사망연도별로 나눠본 결과 최초는 1995년 8월의 54세 성인이었고, 두 번째는 같은해 11월에 1개월 영아였다.
이어 사망자는 1997년 4명, 1999년에 7명, 2001년 21명, 2006년 70명으로 늘어났고 2011년에는 사망자가 207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이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도 매년 54∼68명이 사망했다.
최 소장은 2011년에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까닭은 가습기살균제 사건 사망자가 꾸준히 늘어난 데다 2011년 당시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알려졌기 때문에 신고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2012년 이후에는 가습기살균제가 사용금지 조치 되면서 사용량이 줄어듦에 따라 2011년보다 사망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추론이다.
연령별로 보면 만 0세 사망자가 7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세 64명, 2세 42명 등 순이었다. 3세 이하 영아 사망자가 213명으로 전체의 19.2%였다. 태아 사망자도 21명이나 됐다.
5세 단위 연령대별로 나눠본 결과로도 태아∼5세 사망자가 253명으로 가장 많았고 71∼75세(119명), 66∼70세(114명), 61∼65세(100명)가 뒤를 이었다.
최 소장은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노출 전후 건강변화를 중요시하지 않고 있고, 가습기살균제 노출로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기본연구가 안 된 상태에서 제한적으로 피해를 판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피해자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5년에 사망한 1개월 영아의 어머니 서정자(50)씨는 "당시 반지하에 살았는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감기에 걸려 가습기를 밤낮으로 틀면서 유공(현 SK케미칼)의 가습기메이트를 썼다"며 "아기가 코가 누렇게 나와 소아과를 다니다 차도가 없어서 소아아동병원에 가서 입원시켰는데 하루 만에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