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4발 동시 발사, 사드 '필요·한계' 동시 부각
사드 필요성 재확인…黃권한대행 "사드배치 조속 완료해야"
사드 유도탄은 48기…'벌떼' 공격해오면 사드로 방어 역부족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정당성이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이례적으로 4발을 거의 동시에 발사하면서 요격을 위한 유도탄 숫자가 정해져 있는 사드의 한계도 동시에 부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날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4발은 최고 260㎞를 솟구쳐 1천㎞ 정도를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이나 노동 미사일(사거리 1천300㎞), 스커드-ER(사거리 1천㎞)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미사일은 통상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한 무기로 여겨지지만 고각으로 발사한다면 한반도 남쪽을 위협하는 무기도 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600㎞로 줄였고, 지난 1월 발사한 북극성 2형도 역시 고각발사로 500㎞만 날아갔다.
동창리에서 수도권까지는 300㎞,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도착하는 부산까지는 600㎞ 떨어져 있다.
만약 북한이 이런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남한을 공격한다면 종말단계에서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주한미군 사드배치를 조속히 완료하여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체제를 갖춰달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처럼 여러 발을 약간의 시차를 두고 거의 동시에 발사한다면 사드로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 1개 포대는 통상 6개의 발사대로 구성되며, 각 발사대에는 유도탄이 8개씩 장착된다. 유도탄 48발이 적 미사일 요격을 위해 대기하는 것으로, 요격률 100%를 가정해도 이 이상의 미사일이 동시에 발사되면 모두 요격할 수는 없는 셈이다.
사드 유도탄은 재장전하려면 30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 1천기 안팎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스커드 계열(400여기)과 노동(300여기)이 대다수를 차지해 충분히 동시다발 공격이 가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가능성은 있으며 이를 모두 방어할 수 있는 무기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사드가 배치되면 방어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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