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한국서 사드불만 당당…"조공관계의 조선인줄 아나" 불쾌(종합)
(서울=연합뉴스) 유통팀= 사드보복과 관련해 중국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은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혹시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부는 아예 신분을 감추고 숨는다.
그러나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놀라울 정도로 당당하다. 한국에 이미 '반중 감정'이 어느정도 형성돼 있는데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이 외국에서 보일 수 없는 과감한 모습이다.
5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여행중인 한 유커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름과 나이 밝히기를 꺼린 한 중국인 남성은 '사드 배치'에 대한 생각을 묻자 "한국인들은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 진짜 모두 찬성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이번에는 왔지만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얼굴을 붉혔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만난 30대 중국 여성 2명은 "사드 때문에 기분 나쁘다"면서 "한국에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왔다는 이 여성 여행객들은 이번 여행이 네 번째 방문일만큼 한국 여행을 즐겼지만 사드 배치 결정을 알게 된 이상 이제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평소 '설화수'나 '후' 같은 한국 화장품이 너무 좋아서 한국에서 쇼핑을 많이 해 갔다"며 "이번에 한국에 오고 나서야 사드 배치 결정 사실과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조치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도 한국 화장품은 다시는 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저우(杭州)에서 왔다는 26세 여성 여행객 두 명도 "사드 너무 싫다"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사드 배치 계획을 알고서도 이미 그 전에 예약해둔 항공권 등을 취소할 수 없어 왔다"며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저우(鄭州)에서 왔다는 30세 여성은 "중국 정부의 관광 금지 조치는 아직 중국 언론에서는 제대로 보도되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지만 사드 배치 결정은 알고도 한국에 왔다"며 "아직 사드가 실제로 배치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한국은 다섯 번째 방문인데, 롯데면세점이 좋아서 한국에 올 때마다 찾아 온다"며 "그러나 롯데가 부지를 제공하는 것도 알기 때문에 실제 배치되면 롯데 면세점에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드가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이런 반응에 대해 한국의 누리꾼들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중국은 레이더로 한국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지 않느냐"면서 "혹시 중국인은 한국을 과거처럼 종속적 상태로 있어야 한다고
다른 누리꾼도 "중국이 조공받던 시대처럼 내정 간섭하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중국이 우리를 깔보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중국과 '조공 관계'에 있었는데, 그런 의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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