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설' 김종인 "정쟁·분열 안돼"…非文 회동하며 역할모색(종합)

입력 2017-03-06 18:46
수정 2017-03-06 18:59
'탈당설' 김종인 "정쟁·분열 안돼"…非文 회동하며 역할모색(종합)

"나라는 스스로 기운뒤 외적이 무너뜨려" '삼전도 굴욕'도 거론

박영선·김부겸·변재일 등과 회동…"헌재선고 후 개헌론 역할 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6일 "정쟁과 분열이 나라를 망치도록 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 안팎에서 김 전 대표가 조만간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 시점과 맞물려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해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자신의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일종의 수순밟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팎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 정치가 대의명분만을 따져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옳고 그름을 다 따지기도 전에 국난이 코 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며 "그 대가는 국민의 피눈물로 치르게 된다"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나라는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 무너뜨린다'. 병자호란때 삼전도의 굴욕을 당한 후, 국론분열을 미리 막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인조가 한 말"이라면서 "최근의 국제정세와 국내 정치상황을 보면서 과거 우리 역사의 교훈을 돌아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탈당 결행에 앞서 일종의 '예고편'을 띄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 역시 "김 전 대표는 본인의 거취는 본인이 직접 하는 분이다. 주변에서는 의중을 알 수 없다"면서도 "탈당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문(비문재인) 진영 인사들과 회동을 하면서 탄핵 이후 역할론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모임에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변재일 전 정책위의장, 대선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 국면에서 김 전 대표가 대한민국이 분열되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았다. 이번 '문자 폭탄' 사례도 있지만 서로서로 욕하는 현상이 일반화되지 않았나"라며 "갈등과 분노를 조장하는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개헌이다. 헌재의 선고 이후에는 미래와 통합을 얘기하는 정치가 이뤄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미래를 위한 개헌논의에 김 전 대표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그런 생각을 김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결행할 경우 최명길 의원을 비롯해 수 명의 의원들이 동반 탈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거나, 국민의당·바른정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과 손을 잡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김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김 전 대표는 탈당한다면 당분간 당 밖에 머무르며 사태를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며 "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변화를 관찰하며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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