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한인사회 '십시일반' 한글학교 전용공간 첫 결실

입력 2017-03-06 06:00
수정 2017-03-06 06:55
佛 한인사회 '십시일반' 한글학교 전용공간 첫 결실

개교 43년 만에 교민 힘으로…"셋방 신세 벗어날 때까지 모금활동 계속"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이었던 파리한글학교 전용공간을 교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개교 43년 만에 마련했다.

6일 주불 교민사회에 따르면 '파리한글학교 교사 매입 추진협회'(회장 이철종)는 최근 파리 남동쪽 크레믈린 비세트르에 위치한 4층짜리 건물의 1층 152㎡ 공간을 매입했다.

매입 대금 38만 유로(4억 원 상당)는 전액 교민들이 모은 기금으로 마련됐다. 이 공간은 현재 자체 학교 건물이 없어 프랑스의 중학교를 주 1회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파리한글학교의 전용 시설로 사용된다.

1974년 개교한 파리한글학교는 그동안 '셋방 신세'를 전전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학교는 현재 학생 수 250명에 18학급의 비교적 큰 규모지만, 프랑스의 일반 학교를 매주 한 차례 빌려 쓰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현재는 파리 13구의 차이나타운 인근 구스타브 플로베르 중학교를 매주 수요일 오후에 빌려 한인 자녀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교민사회는 한글학교 전용공간을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아 1999년 결성된 '파리한글학교 교사매입 추진협회'를 결성했다.

협회는 재불 예술가들의 재능기부와 교민사회 등을 상대로 한 자체 모금을 통해 매입 대금을 확보한 끝에 최근 현 파리한글학교가 소재한 구스타브 플로베르 중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이곳은 '한글의 집'으로 명명됐다.

학교 측은 리노베이션과 화장실 공사 등이 끝나면 이곳을 교실과 교무실, 회의실 등을 갖춘 한글학교 전용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교사매입 추진협회는 파리한글학교가 임대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해 20개 이상의 교실을 갖춘 자체 건물을 마련할 때까지 프랑스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 기업 등을 상대로 한 기금마련 활동을 계속할 방침이다.

협회 측은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한글의 집에서 기증작품을 모아 교사매입 기념 전시회도 연다.

이철종(85) 회장은 "교민들만의 힘으로 한글학교 전용공간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지만, 여전히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파리한글학교가 독립된 공간에서 한글과 한국어 교육의 산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금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