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승패는 국가기밀"…트럼프와 '골프외교' 뒷얘기 소개

입력 2017-03-05 19:57
아베 "승패는 국가기밀"…트럼프와 '골프외교' 뒷얘기 소개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일 열린 당대회에서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 골프회동과 관련해 "누가 이겼는지는 국가기밀"이라고 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그는 당대회 연설에서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은 잘했다. 대단한 골퍼다"라고 추켜세운 뒤 "나의 첫 샷도 인생 '베스트 5'에 들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유발했다.

아베 총리는 60년 전인 1957년에 자신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와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 간의 골프회동과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생전에 아베 총리에게 "미국 보도진은 '일본 총리가 골프를 치겠느냐'고 냉소적인 분위기였다. (아이젠하워와의 라운딩 당시) 이 한 타에 일본의 위신이 걸렸다고 생각했다", "인생에서 가장 긴장한 한 타는 인생 최고의 샷이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60년 전 기시 총리는 워싱턴 교외에서 아이젠하워와 골프를 하며 양국이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자는 '미일 신시대'를 제창했다. 이는 추후 미일 안보조약 개정의 계기가 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 회동도 양국간 안보 분야의 굳건한 동맹을 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두 사람이 골프 라운딩 후 부부동반 만찬을 하는 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뤄졌다.

이에 아베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을 규탄했고, 회견장에 함께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위대한 동맹국인 일본과 100% 함께 할 것"이라고 아베 총리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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