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자 토론회 '열공 모드'…국민의당은 '경선룰 전쟁'
文, 대전 찍고 부산行 "억지공세 대응"…安, 영입戰 세몰이 "꼬투리잡기 지양"
李, 일정취소 토론회 '올인'…안철수·孫, 여론조사 포함 놓고 경선룰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박경준 박수윤 기자 =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임박한 3월 첫 주말과 휴일에 민심을 잡기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후보들은 일제히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하면서 탄핵 분위기 조성에 불을 지피는 동시에 6일 제2차 경선 합동 토론회를 앞두고 준비에 진력하는 등 '열공' 모드로 전환했다.
지난 3일 1차 토론회 성적표를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강점을 최대한 부각하며 '토론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국민의당 주자들은 정책 행보를 거듭하면서도 당내 경선 룰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등 자신이 대선 후보 적임자임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야권 주자들은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되는 이번주 직접적 대선 행보에는 속도조절을 하며 '탄핵완수'에 집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 전 대표는 주말인 4일 안 지사의 텃밭인 대전을 찾아 충청권 민심에 러브콜을 보낸 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높이 들었다. 이어 5일에는 자신의 근거지인 부산을 찾아 대규모 북 콘서트를 열었다.
특히 다른 주자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맏형' 이미지를 토대로 미확인 정보에 의한 공세에는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게 문 전 대표 캠프 입장이다.
신경민 캠프 TV토론본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1차 토론에서 문 전 대표 공약의 재원조달 문제를 재벌 문제와 연결해 공격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다음 토론에서도 '억지를 부리면 안 된다'며 단호하게 지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번주 탄핵에 집중하는 한편으로 오는 7일 비상경제대책단 경제현안점검회의 주재, 8일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현장 방문 등 일자리 정책을 중심으로 민생경제 챙기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문 전 대표측이 전했다.
안 지사는 전날 대전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이날 민주당 기동민·어기구·이철희 의원 영입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대연정' 소신을 끊임없이 발신하면서 '통합적 리더십'으로 유권자에 호소하는 한편 하락추세인 지지율을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향후 9차례 남은 경선 합동 토론회가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캠프 총괄실장이었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TV토론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토론회 메시지 강화에 나섰다. 대신 총괄실장은 이날 영입된 이철희 의원이 맡는다.
안 지사 측 권오중 정무특보는 "한두 개의 문제를 꼬투리 잡아 상대를 쓰러뜨리겠다는 식의 토론은 지양하고, 내가 선이고 남은 악이라는 윽박지르기식 전략도 안 쓸 것"이라며 "다른 후보 국가전략과의 차이를 유권자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탄핵모드를 가동했던 이 시장은 이날은 예정된 다문화가정 지지 방문과 방송통신대 졸업생 모임을 모두 취소했다. 6일 예정된 방송 토론회 준비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최근 많은 현장 일정을 소화하면서 몸에 무리가 온 면이 있어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2차 토론회를 더욱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고 말했다.
이 시장은 1차 토론회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자신의 강점 부각에 미흡했다고 보고 2차 토론회에서 '선택과 집중' 기조에서 세부 전략을 짜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 고향인 부산에서 학제 전면 개편 등 자신의 교육 철학을 학부모들과 공유한 데 이어 이날은 서울 용산의 '어린이 창의교육실현' 수업 현장을 찾는 등 교육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아이들에게 암기력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자신의 강점인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여파로 인한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령'에 따른 현장 점검을 위해 서울 명동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손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무능이 사드 사태를 불렀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외교적 창구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주자는 여론조사 포함 여부를 놓고 기 싸움 중인 경선룰이 이날 저녁 당 최고위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각자의 명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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