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주도 기업, 성별 임금 격차 더 크다…호주보고서
의료서비스·소매·교육산업 등 남성 드물어 평가 더 좋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여성들이 관리자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에서 남녀 간 임금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다는 연구 보고서가 호주에서 나왔다.
호주 커틴대학 연구팀이 '일자리 양성 평등청'(WGEA)의 의뢰를 받아 1만2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호주 언론이 5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들이 조직 전체 관리자급의 20% 이하를 차지할 경우 남녀 간 임금 격차는 약 15%였다.
여성들이 더 많아 관리자급의 20%를 초과하면 임금 격차는 8% 정도로 줄었다.하지만 여성이 관리자급의 80% 이상을 차지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조직의 사정은 달라졌다. 이때의 임금 격차는 오히려 17%로 크게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여성 관리자 비율이 두드러지는 의료서비스와 소매, 교육산업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지배하는 조직에서 관리자로 일하는 남성들은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아 더 빨리 고위직에 오를 가능성이 크고 보수도 더 많이 받는다"라고 전했다.
연구를 이끈 커틴대학 '뱅크웨스트 커틴경제센터' 소장인 앨런 덩컨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아주 흥미롭다"며 여성 우위의 조직에서는 남성들이 더 쉽게 눈에 띄기 때문에 남성 선호라는 무의식적인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틴대학 레베카 캐슬스 부교수는 "남성들은 자신들이 소수인 곳에서 더 높이 평가받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에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여성 핵심 매니저급은 연평균 9만3천 호주달러(8천100만 원)를 벌어 보수가 같은 일을 하는 남성들보다 26.5% 적었다.
WGEA 책임자인 리비 라이언스는 "여성이나 남성이 각각 어떤 종류의 일을 해야만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은 더 바뀔 필요가 있고, 특정 산업의 여성 집중은 양성평등에 관한 한 좋지 못한 결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라이언스는 "좀 더 다양한 인적 구성이 직장문화를 더 좋게 하고 혁신과 업무 개선에도 더 큰 효과를 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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