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없는 극장가…'틈새시장' 노리는 영화들
한국영화 '프리즌, '보통사람', '원라인' 등 줄줄이 개봉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공조'와 '더 킹'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극장가에 '절대강자' 없는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9일 개봉한 한국영화 '조작된 도시'를 시작으로 '재심', 할리우드 영화 '23 아이덴티티'가 일주일 단위로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이어받은 뒤 현재 '로건'과 '해빙'이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신작 영화들이 매주 쏟아져 어떤 영화가 승자가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예년의 경우 3∼6월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한국영화 기대작들도 개봉 대기 중이다.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 '콩:스컬 아일랜드'와 일본영화 '신고질라'는 8일과 9일 각각 개봉한다. 킹콩과 고질라는 미국과 일본의 대표 괴수가 스크린에서 맞붙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전적을 보면 킹콩이 우세하다. 역대 '고질라' 시리즈는 국내에서 흥행을 거두지 못한 반면 2005년 12월 개봉한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은 423만 명을 불러모은 전례가 있다.
16일에는 월트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가 극장가를 찾는다. 1991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실사 영화로 제작된 이번 작품은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가 사랑스러운 아가씨 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된다는 기존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오되, 웅대한 세트 등 볼거리를 한층 화려하게 만들었다. 말하는 찻잔과 촛대, 움직이는 옷걸이 등을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로 보는 재미가 색다르다. 벨 역을 맡은 에마 왓슨이 뛰어난 노래 실력과 감정연기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23일은 한국영화 3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한석규·김래원 주연의 '프리즌'과 손현주·장혁 주연의 '보통사람', 김민희에게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간판을 내건다.
'프리즌'은 교도소에서 왕 노릇을 하는 익호(한석규)의 지휘 아래 밤마다 교도소 밖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돌아오는 죄수들의 이야기다. '연기신'으로 불리는 한석규의 악역 변신이 화제가 됐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져 번민하는 여배우의 이야기로, 홍상수 감독의 팬들과 김민희의 연기가 궁금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외화 '히든피겨스'도 개봉한다. '히든피겨스'는 196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프로젝트의 숨겨진 천재 흑인 여성 3명의 실화를 소재로 했다.
29일에는 임시완·진구 주연의 '원라인'이 대기 중이다. 평범한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범죄오락 영화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옮긴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감독 루퍼트 샌더스)도 3월 말 국내 관객을 찾는다.
영화계 관계자는 "한국영화 대작들은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 겨울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기 때문에 3월부터 6월까지는 통상 한국영화 비수기로 꼽히지만, 영화가 괜찮다면 오히려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즌에 개봉해 장기흥행을 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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