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여제' 제친 고지아 "올림픽 걱정은 다음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인사…월드컵 여자 활강 우승
(정선=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감사합니다."
4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 여자 활강에서 우승한 소피아 고지아(이탈리아)가 한국어로 인사했다.
고지아는 이날 경기에서 1분 38초 80으로 우승했다. 2위인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보다 0.07초 빨랐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맛본 고지아는 기자회견 내내 흥겨운 표정을 잃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 앉아 있는 팀 동료를 향해 눈을 찡긋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고 기자회견 시작과 끝에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와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우승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매우 어려웠던 경기였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본을 꺾고 우승한 것에 대해 옆에 앉은 본을 바라보며 "스키 전설과 함께 경기하고 시상대에 오른 것은 엄청난 감동"이라고 예의를 갖췄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상대에 9번이나 올랐지만 1위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고지아는 "본과 같은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닌 소중한 경험"이라며 "연습 레이스에서는 본에게 뒤졌지만 오늘 집중한 결과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기뻐했다.
옆에 앉아 있던 본도 고지아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전설'이라는 칭호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코스에서 처음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고지아에게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느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고지아는 "매일매일에 충실하자는 것이 나의 신조"라며 "앞으로 올림픽까지 1년이 남았고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그는 "당장 내일 슈퍼대회전 경기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올림픽에 대한 걱정은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고 나서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고지아는 "오늘 우승은 나 개인의 것이 아닌 우리 팀의 영광"이라며 "알파인 스키는 개인 종목이 아닌 팀 스포츠"라고 도와준 사람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는 "코치나 트레이너, 장비 관리 스태프 등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오늘 우승이 가능했다"며 "개인의 우승이 아니라 이탈리아 팀의 노력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2위로 경기를 마친 본은 "초반 약간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며 "눈이 부드러워서 1번으로 출발하는 것을 택했는데 오히려 5번에서 20번 사이에서 출발하는 것이 더 빠른 스피드가 가능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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