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브 앤드 테이크' 필요"…美전문가들, 사드대응 조언

입력 2017-03-04 13:40
"美中, '기브 앤드 테이크' 필요"…美전문가들, 사드대응 조언

"중국 자본의 對美 투자 늘어나 경제적 압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놓고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미국 정부의 행동을 요구했다.



아미타이 에치오니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3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에 기고문을 싣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기브 앤드 테이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치오니 교수는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깨기 위해서는 경고 수준을 넘어선 무언가가 필요하다"며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끊어내는 과정을 견딜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에 "예를 들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축소된다면 올해 예정된 한국 사드 배치를 연기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거나, 사드가 미국의 중국 타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중국이 두려워하는 만큼 미국이 한반도 통일 시 북쪽으로 군을 이동시키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에릭 로버 제재·불법금융센터(CSIF) 수석 고문은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린시(FP)를 통해 중국의 경제 보복 전력을 나열하면서 최근 미국 내 중국 자본의 직접 투자 급증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이 그간 경제적 힘을 활용해 갈등을 빚는 나라들을 압박해 온 사례를 들면서 미국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10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빚으며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2012년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조업을 놓고 필리핀과 반목하면서 바나나 등 농산물 수입을 제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한국을 상대로 여행사의 한국 관광상품을 금지하고 롯데그룹 계열사의 제품 통관을 막는 등 교묘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로버 고문은 최근 중국 자본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당장 경제 살리기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사들이는 부동산이 미국 군사구역과 인접한 곳이 많고 중국 국영 기업들이 미국 동맹국의 핵심 인프라를 인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서구 언론들은 중국의 경제 '보복'을 상세하게 다루면서 한국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고 보도를 이어 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15일 이후로 단체 여행이 전면 취소되고 대형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 등에서는 한국 관광상품이 사라졌다고 상세하게 전했다.

또 한국 업체 가운데서는 현대자동차나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기업이 중국 매출에 기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마이클 나 전략가는 FT에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한국 기업에 타격을 줄 방안이 너무나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이 한국 수입품에 대한 통관 절차를 지연하고 한국 제품에 대한 보복 조처를 한다면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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