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스가 상원의원 자격으로 러'대사 만났다는 해명은 거짓말?
클리블랜드 호텔비용, 상원 계좌가 아닌 개인 정치자금 계좌서 인출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상원의원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캠프 관계자로서 러시아 대사를 만났을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작년 7월 당시 상원의원이자 트럼프 캠프 국가안보자문위원회 의장이었던 세션스의 클리블랜드 숙박비가 상원의 공식 계좌에서가 아니라 세션스 개인의 정치자금 계좌에서 빠져나갔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클리블랜드는 공화당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전당대회가 열린 도시이며, 세션스 장관은 전당대회 기간에 클리블랜드에서 세르게이 키슬략 러시아 대사를 만났다.
세션스는 9월에는 워싱턴DC의 사무실에서 키슬략 대사를 또 만났지만,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러시아 관계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작년 7월 클리블랜드에서 두 사람이 만난 데 대해 백악관과 세션스 장관은 상원의원으로서 만났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세션스는 글자 그대로 미국 상원의원으로서 행동했다. 그는 트럼프 캠프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세션스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러시아 관계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답한 것은 캠프 관계자로서 만난 적이 없다는 의미였다는 식으로 해명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상원의원으로서 만난 것이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에 세션스의 재선을 위한 정치자금 계좌에서 두 차례에 걸쳐 1천395달러가 쉐라톤 클리블랜드 공항호텔에 지급됐으며, 일주일 뒤에는 같은 계좌에서 클리블랜드 웨스틴호텔에 두 차례에 걸쳐 223달러가 인출됐다고 보도했다. 지출 명목은 모두 '숙박비'로 기재됐다.
세션스의 개인 정치자금 계좌에서 빠져 나간 비용을 트럼프 캠프 계좌에서 보상해 준 기록은 없다.
비당파적인 단체인 '캠페인 리걸 센터'(Campaign Legal Center)의 래리 노블 법률 자문위원은 "순전히 상원의원으로서의 여행이었다면 합법적인 상원 자금을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캠프 국가안보자문위원회 의장인데다가 전당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개인 자금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션스는 전당대회 기간에 열린 헤리티지재단의 한 행사에도 참가해 연설했다.
이 자리에 있었던 한 참가자는 "세션스가 트럼프 캠프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여기에 왔다는 인상을 받았다. 세션스의 연설은 트럼프의 무역정책에 일부 초점이 맞춰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세라 이스거 플로러스 법무부 대변인은 헤리티지 재단 행사에서 세션스가 키슬략 대사와 선거 이야기를 했는지를 기억하는 참가자가 없다고 밝혔다.
또 작년 9월 8일 세션스의 의원 사무실에서 가진 두번째 만남에 대해서도 선거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지를 직원들이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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