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 "우승 한번 하기 진짜 힘드네요"

입력 2017-03-03 22:26
수정 2017-03-04 11:46
박기원 감독 "우승 한번 하기 진짜 힘드네요"

(수원=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우승 한 번 하기 진짜 힘드네요."

호탕한 박기원(66) 감독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과 한국전력 맞붙은 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승점 2점을 챙기면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6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결국 세트 스코어 1-3으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박 감독은 혼잣말처럼 "우승 한 번 하기가 이렇게 힘들구나"라고 중얼거리고는 "우승 한번 하기 진짜 힘드네요"라고 반복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5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인천 홈 경기에서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박 감독은 "현대와 시합할 때 이겼으면 우승을 쉽게 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며 "단체 운동이 감독이 원하는 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패인으로는 '서브 리시브'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두 번째 세트부터 우리 서브 리시브가 안 됐다"며 "단순히 올려놓고 때리는데, 저쪽 수비도 굉장히 좋았다.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거 같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경기 결과 1위인 대한항공은 24승 10패(승점 70)가 됐다.

2위인 현대캐피탈(21승 12패·승점 62)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상대한다.

현대캐피탈이 패하면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우승을 거저먹는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단호한 말투로 "다른 팀이 져서 우리가 우승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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