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첫 대선주자 토론…인신공격 피하고 정책검증 주력
팽팽한 긴장감에도 "우리는 원팀' "우애와 동지애 잃지 않는 경쟁"
"과열했다간 역풍 불라"…탄핵심판 전 토론 감안한 듯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첫 합동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목동 CBS 사옥.
첫 격돌인만큼 후보들은 저마다 정책과 공약의 칼을 '벼린' 모습이 역력했지만, 상대 후보의 약점을 모질게 후벼 파는 장면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다.
개별 공약이나 현안 등을 놓고 '상대 우위'를 점하려는 기선제압 경쟁이 벌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된 가운데에서도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는 인신공격성 감정싸움식 '혈전' 보다는 정책검증에 주력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한 가운데 지나치게 과열된 양상이 연출될 경우 '적전분열'로 비쳐지면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곳은 토론회 시작 직전, 부스 한쪽의 휴게공간에서였다.
페이스북 라이브가 되는 만큼 '비주얼'에 한껏 신경을 쓴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풀었다.
지지율이 가장 낮은 최 시장이 "공약을 보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고 하면서 전혀 꼴찌에 대한 배려가 없다"라고 하자, 문 전 대표가 "그래서 질문을 최 시장에게 제일 많이!"라고 받아치며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방송 시작 직전 '광고시간'에 대기를 하면서는 '우애 좋은' 모습도 연출됐다. 문 전 대표가 자리 위치를 바꿔야 할지 묻자 안 지사가 "자연스럽게 하시면 될 것 같다"고 챙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본격적인 토론을 시작하면서도 후보들은 덕담을 곁들이며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향해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했는데 정말 넉넉한 인품"이라고 말했고, 문 전 대표도 "포용·확장 행보로 우리당의 외연이 많이 넓어지게 돼 감사드린다"라고 화답했다. 이 시장에 대해서도 "촛불정국에서 아주 시원한 말로 국민을 대변했다"고 칭송했다.
이 시장 역시 "국민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권력이 행사돼야 한다는 데 100% 동의한다"면서 다른 후보에 공감하는 자세를 보였다.
최 시장도 안 지사의 답변을 추궁하면서도 배당된 시간이 지나자 '서면 질문지'를 건네는 선에서 물러섰다.
하지만 개별 정책을 놓고는 열띤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공약, 안 지사의 '대연정' 소신, 이 시장의 '기본소득' 정책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주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법인세'를 증세의 맨 후순위에 두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자 "서민세금만 올리는 것 아닙니까!"라고 소리쳐 장내가 순간 얼어붙기도 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질문 시간의 약 3분의2 가량을 문 전 대표에게 쏟으며 집중 공략했다. '사이다 화법'을 무기로 '토론의 강자'를 자임한 이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질문이 덜 집중되는 양상도 연출됐다.
문 전 대표의 '친문패권' 논란, 안 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 이 시장의 '형수 욕설' 등 구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이 각각 독특한 개성을 보여줬다. 그 모두를 합친 것이 우리"라며 "앞으로 하나의 팀이 돼 누가 후보가 되든 정권교체를 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토론회 뒤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기존에 봤던 정치인의 토론에서 벗어나보려고 노력했다"면서 "상대를 인격적으로 충분히 예우하면서 어떻게 하면 다른 견해를 갖고 토론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우애와 동지애를 잃지 않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얘기도 제대로 못하고 끝났다"라며 법인세 문제와 관련,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그런 적 없다'고 말을 바꾸는데 할 말이 있나. 황당하지…"라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