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냉각되면 내·외수 '복합불황' 우려"[현대경제硏]

입력 2017-03-05 11:00
"수출 냉각되면 내·외수 '복합불황' 우려"[현대경제硏]

"수출 회복·내수 부진의 디커플링 시작…당분간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최근 수출경기가 회복되는 반면 내수는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과 내수의 디커플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수출 호조의 온기가 내수로 전달되기 전에 수출이 냉각되면 수출과 내수 모두 불황에 빠지는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수출-내수 디커플링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 선행지수는 장기간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동행지수도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경제성장률과 경기지수의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제성장률과 경기지수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수출경기는 호조세지만 내수 부문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경기는 세계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그 영향이 수출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수출단가와 수출물량이 모두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다.

특히 중국시장을 포함해 주요 수출시장에 대해 모두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수출경기가 회복국면에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내수 부문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여전히 불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비절벽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물가 불안과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다.

다만 미래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심리지수는 개선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원은 당분간은 수출-내수 간 경기 디커플링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수출 회복의 온기가 내수로 전달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필요해서다.

문제는 앞으로다. 수출경기 회복세가 강화되면서 내수로 회복 기조가 확산되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 기조가 진행되는 긍정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출 경기 회복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기 전에 보호무역주의 확산이나 중국시장 침체 등의 요인이 현실화되면 수출경기가 냉각되면서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불황에 빠지는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현재 상황에서는 수출경기 회복 안착이 경제를 개선세로 전환할 유일한 기회"라며 "수출 부문의 회복세가 내수 부문으로 파급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요 시장에 대한 공략 강화와 대외 불확실성 차단을 통해 수출경기를 회복 기조에 안착시켜야 한다"며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상 출발점에 있는 투자 및 고용의 확대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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