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세무사'에 맡긴 고객들 수억원 '세금폭탄' 위기
서울지방국세청 앞서 프리랜서 200여명 시위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자동차 딜러·보험설계사 등 프리랜서 수천명이세금 납부를 세무사에 맡겼다가 세금 수천만∼수억원을 추징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 세무사가 탈세를 저지르다 세무당국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박모씨 등 약 200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세무사 유모씨가 세무회계를 빙자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바람에 프리랜서 수천명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세무사 유씨에게 세무 업무를 맡긴 프리랜서들이다. 이들은 유씨가 '업계 가격보다 싼 수임료로 합법적인 절세를 해주겠다'며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고객들 세금을 낮추려고 공제받을 비용을 무리하게 책정해 신고하거나, 고객들이 낸 비용 증명 영수증보다 더 많은 액수를 신고하는 수법으로 탈세를 일삼다가 국세청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유씨를 작년 10월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유씨는 현재 검찰에서 구속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유씨 고객이었던 수천명에게 '2011∼2015년 납부한 종합소득세가 허위로 신고됐으니, 5년간 소득에 쓴 비용을 증명할 소명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들은 이를 입증하지 못하는 금액의 40%에 달하는 신고불성실가산세와 함께 세금 미납 날짜부터 매일 0.03%로 계산되는 납부 불성실이자를 내야 한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멀게는 6년이나 지난 시기의 자료를 모으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수천명이 생업을 내려놓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읍소했다.
한 중년 여성은 "우리는 남들보다 잠 덜 자고 식사도 제때 못하면서 일한 죄밖에 없는데 탈세가 웬 말이냐"면서 "국세청은 평범하게 살아온 엄마의 억울한 누명을벗겨달라"고 호소했다.
h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