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
사랑의 급진성·박물관에선 볼 수 없는 문화재 2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스펙타클의 사회에 대한 논평 = 기 드보르 지음. 유재홍 옮김.
지난 2014년 번역본이 출간된 1967년작 '스펙타클(Spectacle)의 사회'의 후속편. 저자인 기 드보르(1931∼1994)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영화 제작자, 마르크스주의자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풍요가 찾아온 서유럽에서 태동한 상품 물신 행태를 '스펙타클'이라고 불렀다. 프랑스어로 광경, 연극을 뜻하는 스펙타클은 저자에게 기만적이고 자극적이며 사람을 유혹하는 환영(幻影)이다.
저자는 20여 년이 흐른 1988년 이 책을 펴내면서 "스펙타클은 사회로부터 마치 자발적으로 탄생하는 것처럼 도처에서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전작에서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는 동유럽 사회주의를 '집약된 스펙타클', 개인과 기업의 자유를 존중하는 서유럽 자본주의를 '분산된 스펙타클'로 나눴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뒤 두 개념이 합쳐져 이전보다 더욱 견고해진 '통합된 스펙타클'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위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스펙타클의 정권은 기억의 무소불위한 지배자이며, 먼 미래를 만드는 기획을 결정짓는 통제 불가능한 지배자"라고 강조한다.
울력. 190쪽. 1만3천원.
▲ 사랑의 급진성 = 스레츠코 호르바트 지음. 변진경 옮김.
러시아혁명의 주역인 레닌도, 이란혁명을 이끈 호메이니도 두려워하고 억압했던 '사랑'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 책.
30대의 젊은 철학자인 저자는 폭압적인 정치 지도자들이 사랑을 사적 영역에 가둬놓고, 공적 영역에 있는 정치와 애써 구분하려 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온라인을 통해 교류하는 '차가운 친밀성의 시대'에는 뜨겁고 급진적인 사랑만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2015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유대교 회당 주변에서 젊은 이슬람교도들이 종교간 화해를 외치며 연 평화 집회의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는 "사랑의 재발명을 동반하지 않는 세계의 재발명이란 재발명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오월의봄. 176쪽. 1만3천원.
▲ 박물관에선 볼 수 없는 문화재 2 = 김대환 지음.
교수신문에 문화재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김대환 상명대 석좌교수가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유물 27점을 소개했다.
도자기, 불상, 금관, 병풍 등 다양한 고미술품을 다양한 컬러 도판과 함께 실었다.
경인문화사. 370쪽. 2만9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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