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몰려드는데"…민주 부산시당 영입인사 '고민'
공조직 "내부 인사로도 충분"…외곽조직 "외연 확장 위해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차기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대선캠프 영입인사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3일 부산정가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대선 유력 주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하자 민주당 부산시당과 문재인 지지 외곽조직에 대선캠프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줄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 고위간부 출신, 지역 언론사 논설위원과 국장을 지낸 인사, 문화계, 의료계, 벤처 기업가, 교수 등 각계 각층에서 민주당 대선캠프행을 노리고 있다.
인물난을 겪던 지난 대선이나 총선 때와는 완전 딴판이란 게 부산시당 내 인사의 전언이다.
캠프에 들어오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어떤 인물을 영입할 것인지, 그 범위는 어디까지 할 것인지를 놓고 부산시당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호 시당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공조직은 "내부 인사만으로도 대선캠프를 꾸려 운영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공조직에서는 "과거 민주당 지지율이 낮을 때는 외부인사 영입이 절실했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다르고, 영입해도 시당 차원에서 하고, 자칫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영입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을 수 있다"며 외부인사 영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 총선에서 영입 인사들이 자리를 요구할 수도 있어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무현 정부 시절 실세로 통했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을 비롯해 정재성 변호사, 설동일 전 부산민주공원 관장 등 외곽 지지세력들은 외부인사 영업에 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민주당이 수권당의 면모를 보여주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취지에서 폭넓은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나선 오거돈 후보(현 동명대 총장) 측 선거캠프 인사는 물론 심지어 옛 새누리당 내 진보 인사까지 영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당 내 신진세력들이 이들의 영입 방침에 일정 부분 반기를 들면서 오거돈 측 몇몇 인사의 영입은 물건너갔다는 이야기까지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민주당에 합류한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놓고도 내부 공조직과 외곽조직 간에 눈에 보이지 않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부시장의 영입은 외곽 조직에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도 하기 전에 외곽조직 라인을 통해 정씨의 영입 소식이 새나가자 부산시당은 당일 저녁 늦은 시간에 급히 보도자료를 내는 등 엇박자를 보였다.
탄핵 이후 적정 시점에 정 전 부시장을 비롯해 다른 여러 인사의 영입을 발표하기로 한 계획이 무산되면서 다소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부산시당 한 관계자는 "대선 캠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영입을 놓고 여러 고민이 많다"며 "시당 내부 입장이나 외곽 지지조직 모두 당을 위한 것인 만큼 탄핵 이후 논의를 거쳐 이 문제는 매듭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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