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는 시진핑 1인체제 강화의 시험대

입력 2017-03-03 15:29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는 시진핑 1인체제 강화의 시험대

WSJ "시진핑, 19대 앞두고 '비판성 발언' 차단 나설 듯"

"전인대 대표들도 보복 두려워 비판 자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연중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3일 자문회의인 정협 개막을 시작으로 2주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이번 양회는 지난해 10월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에서 당 중앙 '핵심' 지위를 부여받은 시진핑(習近平.63)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장악력을 측정하는 시험대다.

중국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7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최종 결정권까지 거머쥔 시 주석은 가을로 예정된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측근들을 요직에 대거 임명하며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5년간의 집권 1기를 마감하는 시 주석은 그동안 경쟁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반(反) 부패 운동을 이용해왔으며 전국의 8천900만 당원들에게 충성 맹세를 요구하며 권력기반을 다져왔다.

하지만 시 주석이 정부와 국유기업, 군부에 대해 단행한 부패와의 전쟁과 중국의 성장 모델 개혁의 부진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았다.

따라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번 양회에서 전인대 대표들의 불평불만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차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왜냐하면 그 어떤 정치적 논쟁도 오는 10~11월로 예정된 19차 당 대회에서 측근을 요직에 배치하고 경쟁자를 제거하며 1인 체제를 강화하려는 시 주석을 위기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연구소(MERICS)의 중국 정치 전문가인 마티아스 슈테판은 "시 주석은 예전보다 당의 단합과 성과를 과시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일 '인민의 대표 시진핑'이란 제목의 비디오를 공개하고 시 주석이 개인적 고난을 이겨낸 강력한 정치인이자 보통 중국인의 염원을 이해하는 정치인이라고 찬양했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소장은 "시 주석에 대한 비판적 발언은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지금 같은 시기에 어리석은 발언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10월 랴오닝(遼寧)성 전인대 대표 45명을 뇌물 수수 등 부정 선거 혐의로 자격을 박탈한 것에 대해 전인대 대표들 사이에서는 반대 세력에 대한 암묵적인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양회가 끝나면 시진핑 2기 집권체제인 19대의 정치국 상무위원단 7명 가운데 5명의 상무위원을 둘러싼 인선작업이 본격화하고 중앙위원 376명의 60% 이상이 교체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의 내부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공석이 되는 자리에 측근들을 채울 것이라고 전하고 그러나 자신의 측근을 승진시키려는, 퇴임하는 또는 은퇴한 지도자들과 아직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63세인 시 주석이 2020년 20차 당 대회 때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근거로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관례를 깨고 오는 7월 69세가 되는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유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퇴직 관리는 시 주석이 7상8하 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시 주석이 왕 서기의 유임을 희망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