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이상설 100주기…"사상과 철학 재조명해야"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진천군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상설 선생은 100년 전 차가운 바람이 부는 동토에서 처절하게 조국의 봄을 부르짖던 애국지사였습니다. 하지만 독립과 민족사랑을 염원한 그의 사상과 철학은 잊혔습니다."
고종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파견한 특사인 보재(溥齋) 이상설(1870∼1917) 선생이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지 한 세기가 지났다. 이상설 100주기를 맞아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와 충북 진천군은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상설 기념관 건립을 비롯한 추모사업 계획을 밝혔다.
충북 진천에서 태어난 보재는 1895년 조선의 마지막 과거에 급제한 뒤 성균관 교수를 지냈다. 하지만 일제가 대한제국의 국권을 침탈하려는 야욕을 드러내자 잇따라 상소 투쟁을 벌였고, 외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이다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재도 바다에 날려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이종찬 이상설선생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이상설의 가장 가까운 동지였던 단재 신채호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는데, 우리는 보재의 공적을 잘 알지 못한다"면서 "이상설의 진정한 모습을 재조명해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 4월 진천군 진천읍에 연면적 3천787㎡ 규모로 준공될 예정인 '보재이상설선생기념관'에 대해 "사진만 몇 장 걸어놓는 죽은 공간이 아니라 연구와 콘텐츠 생산이 이뤄지는 살아있는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형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장은 "보재의 애국혼이 우리나라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선생의 철학이 다시 꽃피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4월 22일 숭렬사에서 이상설 100주기 추모제를 지내고 연내에 학술대회, 백일장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이상설 관련 책자와 영상물도 제작할 방침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진천은 보재가 출생한 곳으로 그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추모사업을 계기로 이상설이 재평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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