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당하고 배수로 갇히고' 두꺼비들의 험난한 여정

입력 2017-03-03 11:54
'로드킬 당하고 배수로 갇히고' 두꺼비들의 험난한 여정

3일 청주서 2017 두꺼비순찰대 발대식 열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겨울잠에서 깨어난 청주 지역의 두꺼비들이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났던 습지로 돌아가는 죽음의 여정을 지난 2일 시작했다.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이거나 12㎝ 이상 높이의 배수로에 갇혔다가 죽음을 맞는 경우가 허다했다.

산란기(2∼3월)가 되면 안타깝게 죽어가는 두꺼비들이 많게는 수십 마리에 달한다.



로드킬이나 인공 건축물에 갇혀 목숨을 잃는 두꺼비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나섰다.

사단법인 두꺼비 친구들은 3일 오전 10시 10분께 청주 두꺼비생태공원 야외공연장에서 20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한 '2017 두꺼비순찰대' 발대식을 했다.

두꺼비순찰대는 청주 지역 양서류 보호를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개구리·두꺼비 보호 단체다.

2010년부터 매년 두꺼비나 개구리의 산란기가 돌아오면 구성돼 운영된다.

활동 초기 환경단체인 두꺼비 친구들을 주축으로 운영되다 외연을 넓혀 지금은 청소년과 일반 시민사회단체도 참여하고 있다.

두꺼비순찰대는 기후변화 지표종 중 북방산개구리, 맹꽁이 등 양서류 산란 시기 및 분포도를 조사하고 산란기 두꺼비 로드킬 방지활동을 한다.

토종개구리 불법포획 감시 활동, 개구리 보호·생물 다양성 인식 증진 활동, 서식지 주변 지역 청소도 한다.

두꺼비순찰대 관계자는 "개구리 등 양서류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불법포획, 질병으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멸종되는 동물"이라며 "순찰대 활동을 통해 양서류가 더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두꺼비 친구들은 이날 발대식에서 경칩 시기 양서류 서식 실태보고회도 열고, 청주시와 양서류 생태공원의 효율적인 관리·운영 업무 협약을 했다.

두꺼비 친구들은 2020년 1월까지 양서류 생태공원(원흥이 생태공원·맹꽁이 생태공원)을 관리·운영할 계획이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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